"출산은 죄악" 외치더니…한국계 美 테러범, 구치소서 돌연 사망

미 난임클리닉 테러 공모 혐의로 기소된 대니얼 종연 박(32)의 머그샷 [사진=FBI/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발생한 난임 클리닉 차량 폭발 테러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된 박종연(32)이 수감 중이던 구치소에서 숨졌다.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의 일이다.

24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교도국은 박 씨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로스앤젤레스(LA) 시내 연방 구금센터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구치소 내 요원들이 즉시 심폐소생술 등 응급 조치를 시행하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구금 시설 내 다른 수용자나 직원에게는 피해가 없었으며, 외부에 위협을 줄 만한 상황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교도국은 미 연방수사국(FBI) 등 관련 기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한 상태다.

박 씨는 지난달 발생한 난임 클리닉 차량 폭탄 테러의 공범으로 지목돼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된 인물이다. 공모자인 가이 에드워드 바트커스(25)는 지난달 17일 폭발물을 실은 차량을 몰고 병원 앞에서 자폭해 건물을 크게 파손시키고 인근에 있던 시민 4명을 다치게 했다. 바트커스는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다행히 병원은 주말로 문을 닫은 상태라 내부 인명 피해는 없었다.

수사 결과 박 씨는 바트커스와 극단적 ‘반(反)출생주의’ 사상을 공유하며 온라인상에서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고위험 폭발물 원료인 질산암모늄을 직접 구매해 바트커스에게 제공하고, 범행 직전까지 바트커스의 자택에 함께 머무르며 폭탄을 제조한 혐의를 받았다.

박 씨는 범행 직후 유럽으로 도주했다가 폴란드에서 현지 당국에 체포됐고, 이달 초 미국으로 송환돼 체포됐다. 이후 LA 구금센터에 수용돼 재판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현지 언론은 박 씨가 워싱턴주 시애틀 지역 출신이며, 이름과 성씨로 보아 한국계 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한편, 박 씨가 연루된 이 사건은 테러 동기부터 범행 수법까지 미국 내에서도 큰 충격을 주며 여전히 사회적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