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패키지 논란 이후… 여행업계, 패키지여행 고급화 '속도'

중국 칭다오 사진모두투어
중국 칭다오 [사진=모두투어]

초저가 패키지여행의 민낯을 폭로한 유튜버 영상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여행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선택관광·쇼핑 강요 등 저가 상품의 부작용이 드러나자 소비자들은 중·고가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여행사들도 이에 맞춰 프리미엄 상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유튜버 ‘레리꼬’의 영상이었다. 그는 중국의 초저가 패키지여행 현장을 고발하며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영상에는 현지 가이드가 여행객에게 선택관광을 강요하고, 쇼핑 일정이 과도하게 포함된 구조적 문제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공개 직후 소비자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여행사에 대한 불신 여론이 빠르게 확산됐다.

이 같은 여론에 여행업계도 즉각 반응했다. 주요 여행사들은 저가 패키지 상품 전반을 재점검하는 한편,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중·고가 프리미엄 상품 강화에 나섰다. 특히 그동안 초저가 상품의 비중이 높았던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중·고가 상품의 판매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3일 모두투어에 따르면 지난 4월 프리미엄 상품 브랜드 ‘모두시그니처’의 패키지 판매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25% 증가해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중국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4월 기준 중국 시그니처 상품의 판매 비중은 76%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1% 급증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최근 협력사 평가 지표와 방식 전반을 정교화했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우수 협력사와 가이드, 인솔자 대상 포상제도를 강화했다”며 “‘모두시그니처’ 강화는 단순히 고가 상품을 늘리는 전략이 아니라, 여행 본연의 경험에 집중한 기획으로 고객 만족도와 재구매율 모두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도 중·고가 상품 강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고가 패키지의 판매 비중은 고객 수 기준으로 2019년 8%에서 2025년 1분기 32%까지 증가했으며, 거래액(GMV)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14%에서 47%로 올랐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고가 상품의 GMV 비중은 동남아·일본·중국 등 단거리 지역이 44%, 유럽·미주 등 장거리 지역이 59%를 차지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실속형 패키지는 ‘세이브’ 등급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 안에서도 ‘노쇼핑’, 시내 중심 호텔 숙박 등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며 “여행사와 가이드 대상 서비스 교육도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투어의 고객만족도 조사(HCSI) 점수는 2019년 77점에서 올해 85점으로 향상됐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거나 개편하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8월 프리미엄 브랜드 ‘톱 픽(TOP PIK)’을 선보이며 불필요한 옵션 부담을 줄이고 고객 맞춤형 테마를 제공하는 상품군을 확대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지난해 6월 선보인 ‘여행이지 플러스’를 개편해 여행 패키지 라인업을 △여행이지 베이직(일반) △여행이지 프라임(매스티지) △여행이지 탑클래스(프레스티지) 등 초고가 패키지를 포함한 3개로 재정비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저가 패키지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구조적 특성상 완전히 사라지긴 어렵다”면서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프리미엄 브랜드 확대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상품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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