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준 칼럼] 미국을 초월하라…시진핑의 '중국의 꿈'

  • 특별기획 미·중 무역 대전쟁 …송의달과 박승준의 용호상박(龍虎相搏) (中)

박승준 논설주간
[박승준 논설주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지난 13일 오전 베이징(北京) 중심부 인민대회당에서 ‘천윈(陳云)동지 탄신 120주년 기념 좌담회’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중앙군사위 주석 시진핑(習近平)을 비롯, 리창(李强) 총리, 왕후닝(王滬寧)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 딩쉐샹(丁薛祥) 부총리, 리시(李希)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 당 최고 지휘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참석했다. 사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 자오러지(趙樂際)가 보았다. 3000여 명을 수용하는 인민대회당에는 당정군(黨政軍) 수뇌부가 대부분 참석했다.
시진핑은 개막 연설을 통해 “천윈 동지는 위대한 무산계급 혁명가이자 걸출한 마르크스주의자이며, 중국의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창시자로, 마오쩌둥(毛澤東)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제1세대 집단지도체제의 핵심이자, 덩샤오핑(鄧小平)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제2세대 집단지도체제의 중요한 구성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천윈 동지는 제1차 경제 5개년 계획을 짜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소련의 경험을 중시하고 우리의 국정에서 출발해서 사회주의 공업화와 사회주의 개조의 기본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중국공산당은 천윈(1905~1995) 당시 부총리의 기본계획 입안으로 한국전쟁이 휴전이 된 1953년부터 제1차 경제 5개년계획에 착수해서 2006~2010년에 제11차 5개년 계획, 2011~2015년에 제12차, 2016~2021년 제13차, 2021~2025년에 제14차 5개년 계획을 진행했고, 내년인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제15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한다. 시진핑은 지난달 19일 허난(河南)성을 시찰하면서 15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기본 사고방식과 목표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제조업은 국민경제의 중요한 기둥이며,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제조업의 합리적인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현대 제조업은 과학기술과 분리할 수 없으며, 15차 5개년 계획 기간에 우리의 현대 제조업 발전의 중요 영역은 첨단화, AI화, 녹색화를 3대 목표로 삼고 나가야 한다.”
경제 5개년 계획과는 별도로 중국 국무원은 2015년 5월 리커창(李克强 · 1955~2023) 당시 총리의 지휘 아래 2025년까지 중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10년 계획을 짜서 ‘중국제조 2025(中國製造 2025 · Made in China 2025)’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중국이 생산하는 상품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큰 것에서 강한 것으로의 변화(大變强)’ 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리커창 총리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를 필두로 장강(長江) 하류 해안지대의 쑤저우(蘇州), 난징(南京) 닝보(寧波) 등 도시들을 시범 도시로 선정해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의 품질 개선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그렇게 10년이 지나자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은 이른바 ‘짝퉁’이라는 오명을 벗고 괜찮은 품질임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중국 국내 TV들이 이들 지역에 대한 르포 화면을 보여주는 제조 공장 내부는 말 그대로 우리가 괄목상대해야 할 밝고 청결한 상태에서 로봇을 동원한 자동화가 진행 중임을 과시한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인 것은 ‘중국제조 2035’ 프로젝트다. 내년부터 2035년까지 진행될 중국 제조품의 품질 고도화의 목표 Made in China 2035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중국 AI 딥시크(Deep Seek)에게 물어보자 “초월미국(超越美國 · 미국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전 세계 신형 에너지 차량의 60%가 메이드 인 차이나가 될 것이며, 중국차 BYD가 테슬라를 누르고 정상에 오르는 한편, 반도체 자급률은 3년마다 2배로 높아질 것이고, 5G를 기본으로 한 AI 네트워크는 대폭 확장되는 데다가 양자(量子)컴퓨팅 비밀 코드는 우주산업을 통해 안전을 보장받게 될 것”이라고 거침없는 답을 내놓는다.
15차 5개년 계획이나 ‘중국제조 2035’는 모두 2012년 중국공산당 제18차 전당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된 시진핑이 제시한 ‘중국의 꿈(中國夢 · China Dream)’이라는 지도사상과 집권 이념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게 중국공산당의 공식 입장이다. ‘중국의 꿈’의 정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꿈’이 처음 제시됐을 때 미국과 유럽의 중국 관찰자들은 “중국의 꿈이란 중국의 GDP가 전 세계 GDP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했던 청나라 초반의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중국 제조 2035’의 목표가 “미국을 초월하는 것”이라는 중국공산당의 목표설정은 “화평발전(Peaceful Development)”이라는, 미국과 전쟁 없는 평화를 내세웠던 덩샤오핑의 목표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점을 세계가 잘 인지해야 할 것이다.
 

필진 주요 약력

▷서울대 중문과 졸 ▷고려대 국제정치학 박사 ▷조선일보 초대 베이징 특파원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최종현학술원 자문위원 ▷아주경제신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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