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올 3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의 호실적 예고에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 실적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6일 오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선 마이크론이 3분기 88억 달러(약 11조99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시장 평균치인 85억 달러(약 11조5800억원)를 상회하는 수치다. 앞서 지난 2분기에도 마이크론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80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추정 평균치(78억9000만 달러)를 웃돈 바 있다.
마이크론의 호실적을 기대하는 요인으로는 DDR4 단종과 생산 급감으로 DDR4 가격이 전 분기와 비교해 30% 이상 급등한 점이 꼽힌다. 재고 정상화와 타이트한 수급 환경 등으로 DDR5와 LPDDR5의 가격 상승도 있다. 또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 증가 속에서 판매 물량의 성장이 지속되는 만큼, 하반기도 우호적인 가이던스가 예상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모두 생산하는 마이크론은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풍향계'로 불린다. 마이크론의 실적 선방 예고에 한국 반도체의 매출 성장에 대한 신뢰도 역시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76조8617억원, 영업이익 6조848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44%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구형 메모리 판매 호조, HBM 공급망 개선을 중심으로 사업 반등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D램 가격 상승도 호재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PC용 DDR4 모듈 가격 상승률은 전분기 대비 13~18% 올랐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2분기 메모리 사업부에서만 4조3000억~4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20~30% 상승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는 최근 AMD에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엔비디아 공급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 연말 양산을 목표로 하는 HBM4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다만 불안한 환율이 악재로 작용할지 우려스럽다. 지난 3월 1470원 선을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 기준 중동 위기 고조에도 소폭 하락 출발해 장 초반 136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호황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사업 호재와 하반기 HBM 공급 등 긍정적인 신호에 따른 삼성전자의 실적 견인이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미국 관세 정책과 중동 분쟁 등 불확실성까지, 하반기 환율 불안정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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