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 떠나는 연구자 잡아라"… 최대 '100조원' 펀드 가동

  • 美연구자 75% "미국 탈출 고려"

  • 日, 해외 우수연구자 초청 위해 1000억엔 긴급 정책 발표

일본 교토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교토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정부가 미국을 떠나려는 연구자를 유치하기 위해 10조엔(약 95조원) 규모의 ‘대학 펀드’ 운용 수익을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한 13일에는 해외 우수 연구자의 일본 초청을 위해 1000억엔(약 9500억원) 규모의 긴급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연구 예산 삭감과 주요 대학에 대한 압력으로 인해 우수한 연구자들이 미국을 떠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는 박사급 우수 인재를 유치해 대학 연구 수준 등을 향상시키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지난 4일 해외 연구자의 일본 유치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관건은 재정 문제였으나 ‘대학 펀드’의 운용 수익 일부를 긴급히 활용해 대학과 연구기관이 해외에서 우수한 연구자를 유치하는 자금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대학 펀드’는 일본 정부가 설립하고 과학기술진흥기구(JST)가 운용하고 있는데, 운용 수익은 ‘국제탁월연구대학’ 지원에 사용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연구 능력 강화를 위해 중점 지원하는 ‘국제탁월연구대학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이에 처음으로 선정된 국립 도호쿠대는 향후 5년간 300억엔(약 285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 약 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교수의 경우 일본 교수의 연봉보다 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미국 저명 대학 교수는 연간 급여가 3000만엔(약 2억8500만원) 이상이며, 우수 연구자의 연봉은 1억엔(약 9억5600만원) 이상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도호쿠대학은 탁월한 연구 업적이 있는 연구자는 종전과는 다른 연봉 체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오사카대 대학원 의학계열도 기부금 등으로 6억∼10억엔(약 57억~96억원)을 확보해 박사급 연구자를 100명 이상 받아들일 계획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으로 미국을 떠나려는 연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영국 학술지 ‘네이처’가 지난 3월에 발표한 연구자 대상 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75%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계적으로 미국의 우수 인재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5억 유로(약 7900억원)를 투입해 연구자 이주 정책을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3월에 우수 과학자 초빙을 위한 기금을 창설했으며, 프랑스는 4월에 해외 연구자가 프랑스에서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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