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NCT 도영 "'소어', 운명 같아…'자리 비움'에 팬들 슬퍼 말길"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지난해 4월 발매한 그룹 NCT 도영의 첫 솔로 앨범 '청춘의 포말'은 청춘이란 계절의 감정을 정직하게 담아낸 에세이였다. 꾸밈없이 펼쳐놓은 그의 이야기들은 마치 마음 한편에 오래도록 접어두었던 편지를 펼쳐본 듯 많은 리스너의 공감을 얻었다.

1년 2개월 만에 돌아온 도영의 솔로 2집 '소어(Soar)'는 더욱 사적이고 내밀한 '일기장'과 닮아 있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페이지마다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기록했고, 그 기록을 조용히 꺼내어 스스로 위로하고, 소중한 이들에게 건네고자 한다. 

"팬들도 예상하고 계시겠지만, 입대를 앞두고 있어요. 잠깐 자리를 비우는 시기에 저를 추억하고 싶거나, 회상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는 이번 앨범이 일기장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가장 사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소중한 사람에게 몇 번이고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에요. 저를 추억하고 싶을 때 꺼내 듣는 앨범이 되었으면 하는게 목표입니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안녕, 우주 (Memory)'를 포함해 '깊은  잠' '쏟아져 오는 바람처럼 눈부시게 너란 빛이 비추더라' '자전거' '편한 사람' '동경' '고요' '소네트' '샌드 박스' '미래에서 기다릴게'까지 총 10곡으로 채워졌다.

"2집은 '청춘의 포말'을 초월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고민이 많았죠. '청춘'하면 대개 특정 나이대를 생각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걸 넘어서려고 했어요. 시각적으로 초월한 이미지를 담고 싶었고 '소어'를 통해 뛰어넘는다는 이야기를 연관 지어 보여주고 싶었죠."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첫 솔로였던 '청춘의 포말'보다 편안해진 얼굴이었던 도영은 "마음을 내려놨다"며,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1집보다 부담을 많이 안 가지고 재밌게 활동 하려고 해요. 전보다 마음을 좀 내려놨어요. 이번 앨범은 '꿈꾸게 하는 힘'이라는 대주제를 가지고 있고 제게도 꿈을 이뤄주는 앨범이거든요? 그 감사함을 가지고 재밌게, 즐겁게 활동 하려고 해요."

타이틀곡인 '안녕, 우주'는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함께한 모든 순간이 찬란한 추억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록 장르의 곡으로, 도영의 파워풀한 보컬과 시원한 기타 리프가 어우러져 벅찬 감정을 터뜨린다. 

"타이틀곡 선정 과정도 특별했어요. 모든 트랙이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거든요? 장르적인 다름만 있을 뿐이지 타이틀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길어지는 고민과 시간 사이에도 '마감'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서동환 작가님께서 30초짜리 건반으로 이뤄진 멜로디 후렴을 가장 먼저 보내주셨어요. '빌드업을 해보자'고 이야기 했는데, 그로부터 4~5시간 만에 1절 분량이 만들어진 거예요. 그날 NCT 공연이 있었거든요? 콘서트 마치고 돌아와 보니 1절 분량이 완성됐어요. 스태프 모두 동의를 얻어 타이틀곡으로 선정됐죠. SM에서 곡을 다 완성해서 들려주는 게 흔치 않거든요. 이례적인 일이에요. 데모 단계에서 1절 분량이 모두 만들어졌고 모두의 공감을 얻어 '안녕, 우주'가 타이틀이 됐어요."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이번 앨범에는 YB 윤도현, 자우림 김윤아, 넬 김종완 등 오랜 시간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아 온 상징적인 아티스트들과 작사가 김이나, 프로듀서 서동환, 루시의 조원상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크레딧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번 앨범은 제가 학창시절 '꿈'으로 생각했던 아티스트들과 협업했어요. 진정 '꿈을 이뤘다'고 할 수 있죠. 선배님들과 작업하며 음악의 본질적인 느낌에 대해 고민했어요. 아무래도 아이돌로서 하는 음악은 빠른 속도감을 가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테크닉적인 구현, 장르적인 부분에 치중되어 있는데 어떤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구간에서 어떤 노래를 해야하는지 보다 어떤 말을 해야 하고, 어떤 표현이 나와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할까요. 그런 깨달음이 확실히 있었어요."

'꿈'으로 여겼던 선배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소감도 털어놨다. 그는 "매우 기쁘면서, 동시에 걱정"이었다며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곡을 주신다고 하고 한 분, 한 분 확정 되었을 때 정말 좋았지만 동시에 '괜찮을까?' 싶었어요. 모두 거물급 아티스트잖아요! 한 앨범에 감히 이분들을 다 실어도 되는 걸까? 막중한 책임감, 부담감도 느꼈습니다." 

도영은 이들과의 만남이 "운명처럼 느껴졌다"며 웃기도 했다.

"선배님들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운명을 느꼈어요. 운명처럼 다가온다고 할까요? '동경'이라는 곡은 자우림 김윤아 선배님께서 주신 곡인데요. 가사 내용이 꿈을 꾸고 있는 모든 분이 동경하는 세상에 대한 거거든요. 이번 앨범 제목이 '소어'고 '꿈꾸는 힘'이라는 주제를 말한 적이 없는데 공교롭게 겹치는 내용인 거예요! 운명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도영의 솔로 앨범은 록 음악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졌다. 탁 트인 보컬과 청량한 사운드가 그룹 NCT 아닌 솔로 아티스트 도영만의 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고등학생 때도 밴드부 보컬이었고, 평소에도 밴드음악을 굉장히 좋아해왔어요. 저의 취향이기도 하고, 오래 하고 싶은 음악이기도 해요. 밴드 음악을 들으면 두근두근하곤 합니다. 하하. 밴드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고, 함께 협업한 선배님들의 노래를 정말 좋아해 왔어요."

도영은 '소어'가 1집과 향후 발매될 앨범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될 거라고 말했다. 그가 그려갈 솔로 가수 도영으로서의 방향성을 잡아갈 중요한 앨범이라는 부연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건 아닌데요. 처음 시작이 '내가 하고 싶은 음악' '내 핏속에 있었던 음악'이었다면 2집은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재지한 음악이 듣고 싶어'라고 할 때 떠오르는 아티스가 있듯, '청량 사운드의 밴드 음악이 듣고 싶어'하면 떠오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거든요. 아이텐티티가 확실해지면 좋겠어요. 그게 지금 당장의 꿈이고요." 

그룹 NCT로 데뷔, 10년 동안 활동하며 다양한 히트곡을 내놓았던 그는 자신이 디스코그래피와 활동을 떠올리며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봤을 때, '나쁘지 않았다. 괜찮았던 것 같다'고 생각돼요. 만족합니다. 팀 활동도 하고 있고, 유닛 활동도 하고 있고요. 지금 NCT127 태용, 재현이 입대해서 공백을 가지고 있는데요.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직면하지 않은 군백기에 걱정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돌아왔을 때의 저, 그리고 음악에 관해 생각해요."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솔로 2집 발매한 가수 도영 [사진=SM]

군대를 다녀온 뒤, 도영의 음악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전 노래하는 일이 제일 좋아요. 그것밖에는 관심이 없어요. 2집을 내기 전에 '1집은 이런 색깔을 보여줬으니, 2집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고민도 했었는데요. 아티스트로서 보여지려면 제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뚜렷한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통일감을 가진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이 시기가 지나고 군대까지 다녀온 뒤에 저의 음악이 어떻게 될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다만, 그때도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대로 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도영은 소중한 존재인 팬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입대 소식으로 걱정 많을 팬들을 위한 도영만의 다정한 위로였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팬들에게는 양가감정이 들 수 있는 앨범이겠구나' 했어요. (입대 전) 마지막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미리 슬퍼하고 있더라고요. 그럴 수 있다고 봐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군대라는 건 시간의 공백일 뿐이라는 거예요. 앞으로의 행보에는 전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잠깐, 1년 몇 개월 자리를 비우는 거지. 앞으로도 전 계속 음악을 할 거라는 확신이 있으니, 팬들이 너무 슬퍼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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