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12일 2024년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투자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대상 상장기업과 기타 외감법인 중 개별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국내 R&D 투자액 상위인 1000대 기업이다.
지난해 국내 연구개발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총 투자액은 83조6000억원으로 전년(72조5000억원)대비 15.3%(11조1000억원) 증가했다. 1000대 기업 중 R&D 투자 규모가 증가한 기업은 709곳, 감소한 기업은 291곳이다.
기업의 기술혁신 의지와 역량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4.8%로 전년(4.4%) 대비 0.4%포인트 늘었다. 산업부는 "1000대 기업이 매출에 비해 R&D 투자 규모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라며 "2010년 통계 발표 이후 총 투자 규모, 전년 대비 증가율, 매출 대비 투자 비중 모두 역대 최고치"라고 설명했따.
1000대 기업 중 대기업이 170개, 중견기업이 513개, 중소기업이 317개다.

R&D 투자 규모가 1조원 이상인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4조5000억원), 현대자동차(4조3000억원), LG전자(3조40000억원), 기아(3조3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3조1000억원), LG디스플레이(2조원), 현대모비스(1조8000억원), 삼성SDI(1조3000억원) 등 총 9개사로 1년 전과 변화가 없었다. 1000억원~1조 규모의 투자 기업은 총 53곳으로 전년 대비 3개 늘었다.
다만 글로벌 R&D 순위는 아직 낮다. EU집행위원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연구개발 투자 2000대 기업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은 40개에 그쳤다. 미국(681개), 중국(524개), 일본(185개), 독일(106개), 대만(55개) 등 경쟁국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 제조업 분야 기업들의 R&D 투자 규모는 75조원으로 전체의 89.8%를 차지했다. 이어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4조원(4.8%),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1.8조원(2.2%) 순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내에서는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가 43.4조원(57.8%)으로 가장 많은 R&D 투자에 나섰다. 또 자동차 및 트레일러 12.3조원(16.4%), 전기장비 6.8조원(9.0%) 등이 뒤를 이었다.
산업부는 기업과 현장 연구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기업 투자 활성화와 성과창출을 위한 실행방안 마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제경희 산업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산업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업들이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경쟁국에 대응해 이러한 흐름을 지속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정부는 기업의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고 투자성과가 시장에서 현실화될 수 있도록 규제혁신, 실증 인프라, 금융지원 등 사업화 기반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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