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는 우리 땅"…거문도서 민주당 워크숍 중 주민들 '분노 폭발'

  • 크루즈 시범운항에 주민들 "동의 없는 관광 밀어붙이기 중단하라"

  • 지역 정치권엔 '사퇴' 요구

거문도 주민들이 백도 문제를 두고 강력한 반발에 나서면서 지역정치권 사퇴하라는 현수막과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거문도 주민들이 백도 문제를 두고 강력한 반발에 나서면서 지역정치권 사퇴하라는 현수막과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백도는 우리 땅이다. 주민 동의 없는 팬스타호는 절대 못 뜬다.”

민주당 여수갑지역위원회가 지난 7일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던 중, 현지 주민들이 이 같이 외치며 ‘백도 문제’를 두고 집단 시위에 나섰다. 

주민들은 ‘백도는 우리 땅’, ‘우리 동의 없는 팬스타호 못 뜬다’는 구호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날 시위는 민주당 지역조직의 공식 행사와 맞물리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주민들은 전라남도와 여수시, 그리고 지역 정치인의 책임을 강하게 질타하며 '시·도의원 모두 사퇴하라', '거문도 주민 죽이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는 문구까지 내걸었다.

논란의 중심에는 전남도가 추진 중인 ‘연안크루즈 시범 운항’ 사업이 있다.

 
전라남도 연안크루즈 시범운항 추진 동향 보고 사진박기현 기자
전라남도 연안크루즈 시범운항 추진 동향 보고. [사진=박기현 기자]

전남도는 2025년 5월부터 팬스타라인의 대형 크루즈를 투입해 여수-금오도-백도-거문도를 잇는 관광 항로를 운항 중이며, 이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흥행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기획됐다.

이번 시범 운항은 총 4차례로 구성돼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항로 중간에 위치한 백도를 둘러싸고 접안과 체류 문제, 그리고 지역 사회와의 사전 협의 부족 등이 불거지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거문도 주민들은 백도가 행정구역상 삼산면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동의 없이 해당 사업이 추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유람선 접안을 위한 선착장 등 기초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관광객 대상 항로 운영이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시위에 참여한 또 다른 주민은 “관광이 지역에 도움이 된다는데, 정작 우린 그 관광에 대해 제대로 들은 적도 없다”며 “선착장은 여전히 낡았고, 주민들은 배 하나 타려면 줄 서야 하는데, 갑자기 대형 크루즈가 들락거리는게 누굴 위한 사업이냐”고 따졌다.

"섬박람회 성공이라는 대의를 내세워 주민 의견을 배제한 채 추진된 관광정책이 결국 지역 갈등만 키웠다"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장에서는 '주철현 의원님 살려주세요'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주민 의견을 외면한 시의원, 도의원 모두 사퇴하라”고 직접적으로 정치권을 겨냥했다.

 
더불어민주당 여수갑지역위원회 도시의원 워크숍 개최 사진독자제공
더불어민주당 여수갑지역위원회 도,시의원 워크숍 개최. [사진=독자제공]

한편 같은 날 저녁,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민주당 1·2기 당대표 시절 최고위원 등 전현직 지도부 의원 20여 명을 초청해 만찬을 진행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을 도운 의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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