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약 25분간 이시바 총리와 통화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두 정상은 (통화에서) 상호 존중과 신뢰, 책임 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에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에게 취임 축하에 대한 사의를 표한 뒤 “한·일 양국이 상호 국익의 관점에서 미래의 도전과제에 같이 대응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통령실은 “두 정상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 국민들 간 활발한 교류에 주목하며 양국 간 의사소통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첫 만남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9월 양국의 셔틀외교 복원 전 미국 뉴욕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약식 회담을 하며 사전 소통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오고 가는 셔틀외교는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에 대한 공동선언을 계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방일을 끝으로 단절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2012년부터 독도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해 한·일 관계가 냉각된 탓이다.
12년간 중단됐던 셔틀외교는 윤 전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에 ‘제3자 변제’ 카드를 꺼내며 재개됐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3월 일본 측 초청을 받아 방일했으며 기시다 전 총리가 5월 답방하면서 셔틀외교는 복원됐다.
이어 2024년 9월 기시다 전 총리가 퇴임 3주를 앞두고 재방한했고 윤 전 대통령이 10월 이시바 총리와 라오스에서 양자회담을 하면서 셔틀외교 지속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2024년 12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탄핵 국면이 펼쳐지면서 양국 간 셔틀외교는 사실상 중단됐다.
이 대통령이 취임 첫날 국정의 연속성과 ‘실용 외교’를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시바 총리와 회동에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쟁보다 양국 간 우호와 협력에 대한 메시지가 오고 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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