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AI 콘텐츠 플랫폼으로 승부"…넥스트증권, 투자 콘텐츠 시장 새판 짠다

 
최홍민 넥스트증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넥스트증권
최홍민 넥스트증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넥스트증권]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의 시대다. 증권가도 예외는 아니다.  AI를 활용한 각종 서비스가 속속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쓰임새는 제한적이다. AI를 기업 분석이나 리서치 도구로 활용하거나, 로보어드바이저를 내놓는 게 전부다. 

넥스트증권의 도전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AI 중심의 투자 콘텐츠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AI를 활용해 투자 관련 정보 분석, 실적 데이터 해석, 나아가 실제 거래까지 가능한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성공한다면 국내 증권 비즈니스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넥스트증권의 비전을 진두지휘하는 이가 최홍민 최고운영책임자(COO·전무)다. 지난 4일 최 COO를 넥스트증권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AI가 기업 분석을 대신하는 도구로 쓰이거나, 로보어드바이저 형태로 자동매매에 쓰이는 방식은 이미 많지만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플랫폼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AI 중심 투자 콘텐츠’를 증권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AI 기반 투자 콘텐츠로 새 시장 개척"
넥스트증권이 준비 중인 플랫폼은 AI를 통해 투자 콘텐츠를 생산하고, 해당 콘텐츠와 실제 거래 기능을 통합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게 골자다. AI 기술로 영상 분석, 리포트 요약, 실적 데이터 해석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단순히 콘텐츠 제작에만 AI를 활용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AI가 특정 기업의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해 요약 리포트를 생성하고, 해당 리포트를 기반으로 핵심 내용을 영상 스크립트로 변환한다. 이 스크립트는 다시 음성합성 기술과 애니메이션 영상 생성 툴을 통해 영상 콘텐츠로 완성된다.

최 COO는 “투자자들은 정보를 원하는데, 관련 콘텐츠는 파편화돼 있다. 투자 정보는 유튜브에서 찾고, 다시 증권사 앱에 접속해 거래를 한다"며 "우리는 이런 모든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은 현재 개발 초기 단계다. 올해 4분기 중 프로토타입(MVP)을 내부 테스트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 4분기쯤이면 외부에서 써볼 수 있는 정도의 프로토타입이 나올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일반 소비자들이 실제 사용 가능한 형태로 제품을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투자 콘텐츠를 통한 수익화 방식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최 COO는 “유튜브처럼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도 가능하고, 콘텐츠를 통해 트래픽을 유입한 뒤 거래로 연결시키는 방식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투자자들이 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우면서, 거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며 “그 과정에서 단기 광고 수익보다 고객 충성도와 지속 이용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고수부터 초보까지 아우를 콘텐츠 개발
현재 넥스트증권의 플랫폼 기획과 개발은 다양한 페르소나(persona)를 고려해 진행 중이다. 투자 고수부터 초보자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 구성, 사용자정보 및 경험(UI/UX) 설계, 정보 깊이 조절 등이 고려사항이다. 내부 프로덕트팀 구성원들도 서로 다른 투자 성향을 갖고 있어, 초기 설계 단계부터 다양한 시각이 반영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고객 경험 개선 전략과도 연결된다. 최 COO는 “고급 투자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콘텐츠를 일반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는 과정이 핵심”이라며 “정보는 쉽고 명확해야 한다. 복잡한 리서치 보고서를 쉽게 요약하고, 필요한 핵심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출시 이후 글로벌 진출 계획도 분명하다. 이미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로부터 전략적 투자도 유치했다. 그는 "처음부터 미국과 같은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플랫폼을 설계하고 있다"며 "미국은 증권시장 규모가 압도적이고, 콘텐츠 중심 전략이 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언어 장벽도 낮아졌고, 콘텐츠 중심 플랫폼은 어느 나라에서든 통할 수 있다”며 “국내 성공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바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넥스트증권은 기술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운영 시스템 설계에서도 새로운 접근을 시도 중이다. 사내 챗봇을 도입하는 등 업무 자동화를 위한 초기 효율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기술 부채가 없도록 초기 설계부터 깔끔하게 코드와 백엔드를 정리하고 있다”며 “효율화보다는 일단 제대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AI 투자 플랫폼의 성패는 신뢰와 사람"
넥스트증권은 조직 문화 측면에서도 기존 증권사와는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 중이다. 

최 COO는 “기존 증권사 문화와 민첩한 스타트업 문화 사이 어딘가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며 "우리는 전통 금융사이지만 동시에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조직이고자 한다. 다시 말해 신뢰와 혁신의 균형을 잡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조직이 추구하는 인재상도 명확하다. 최 COO는 “지금은 명확히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사람보다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고 개척할 수 있는 사람, 용기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초기 단계에서 그런 분들의 아이디어와 실천이 조직 전체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 아이디어가 실제 서비스에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시를 기다리는 사람’보다는 ‘제안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훨씬 더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넥스트증권 내에서는 각 팀원들이 콘텐츠 방향, 기능 개발,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에 대해 의견을 내고 실시간으로 실험하며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 COO는 “AI는 기술이지만, 결국 중요한 건 신뢰와 사람”이라며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이 콘텐츠를 보고 신뢰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이 신뢰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플랫폼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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