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美 국채…'30년물 국채 경매' 투심 가늠자로 주목

  • "가장 인기없는 채권…시장 심리 테스트 관점서 평가"

미국 재무부 건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재무부 청동 인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재정적자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장기 국채 관심이 급감한 가운데, 오는 12일(현지시간·한국시간 13일 오전 2시) 예정된 220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 30년 만기 미국 국채 경매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투자자 관심이 식은 시점에서 이번 경매 결과가 장기 국채에 대한 시장 수요를 즉각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전망돼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경매는 정기 발행 일정에 따른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입찰 규모와 금리 등을 통해 장기 국채에 대한 잠재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잭 매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앞으로) 모든 국채 입찰은 시장 심리를 테스트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 것"이라면서 "요즘 미국 재무부 30년 만기 국채는 가장 인기 없는 채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진행된 미국채 2년물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하게 나오며 미국채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에 미국 장기채 금리는 급등세를 나타낸 가운데 30년물 금리는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서기도 했다. 부채와 재정적자 확대 우려로 투자자들이 외면하면서 정부에 요구하는 프리미엄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서는 국채 금리 상승세가 다소 잠잠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 정부의 자금 조달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미 하원을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이 향후 수년간 재정적자를 수조 달러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이 와중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프레드 호프만 러트거스대 경영대학원 금융학 교수는 "재정 상황이 매우 불안하다"며 "이번 경매와 그다음 경매에서 입찰 금리나 발행 규모 대비 입찰 규모(bid-to-cover ratios)가 계속 안 좋게 나온다면 미국 장기 국채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30년물 경매가 완전히 실패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경매 과정에는 혼란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고, 의무 참여하는 24개 프라이머리 딜러(국고채 전문 매입 금융기관)도 있다. 높아진 금리 때문에 수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장기 국채 금리가 단기간에 낮아질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장기 국채가 통화 정책보다는 정치적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PGIM 픽스드 인컴의 그렉 피터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6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장기채 시장은 (다른 채권 시장과) 단절되고 있다"며 "장기 금리 시장에서는 리스크 프리미엄과 정치, 그리고 다른 모든 요인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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