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사흘째인 지난 6일 차기 지도부 구성의 혼선을 빚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로 지도부 선출을 요구하는 친한(친한동훈)계와 비대위 체제 유지 흐름이 감지되는 친윤(친윤석열)계 사이의 갈등 때문이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다행히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하긴 했지만, 뒤끝이 있다"며 "권 원내대표가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내몰고, 새 원내대표를 뽑기 전 비대위원장 지명권을 행사해서 전당대회를 안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사퇴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지난번에도 비대위가 여러 번 바뀌었는데, 누가 (비대위원장으로) 쉽게 오시겠나"라며 "빨리 전당대회를 해서 당을 추스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논란에 권 원내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저는 차기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생각이 없다"며 "다음 지도부가 비대위 체제로 갈지, 아니면 전당대회를 개최할지도 정해진 바 없는 상황에서 누가 차기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당 원내대표실도 공지를 내고 "사퇴를 표명한 원내대표가 후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며 매우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전했다.
김재원 전 김문수 후보 비서실장은 SBS 라디오에서 "현 상황에서 비대위를 연장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현재는 워낙 비상한 상황"이라며 "비대위보다는 차라리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대선 후 선거 패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야당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해야 하는 시점에서 내부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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