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나 국제포럼 성료…국제 연대와 협력 방향 모색

아스타나 국제포럼 참석자들이 30일 오전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임윤서 기자]

전 세계가 직면한 복합적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아스타나 국제포럼(AIF)’이 30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은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열렸으며,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고르다나 실야노프스카 다브코바 북마케도니아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정상급 인사를 포함해 기업인, 학자, 국제기구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주요 글로벌 이슈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행사 기간 동안 약 40개의 패널 토론과 특별 세션이 개최됐으며, 100명이 넘는 연사들이 기후변화 대응, 외교 및 국제 안보, 기술 혁신, 경제 회복력, 지속가능한 개발 등 전 세계가 직면한 주요 과제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번 포럼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기존의 국제 질서가 급변하는 가운데 국가 간 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정학적 변화 속 협력의 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술 협력’, ‘민간과 정부 간 파트너십’ 등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이어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30일 오전 아스타나 국제포럼에서 연설 하고 있다.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30일에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포럼에 참석해 연설했다. 멜로니 총리는 분열된 국제 정세 속에서 가치 기반의 리더십과 용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제는 각국 지도자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서 책임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포럼 현장에는 다양한 홍보·전시 부스도 마련돼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유엔(UN) 부스는 특히 많은 방문객이 찾은 공간으로,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유엔이 카자흐스탄에서 펼쳐온 활동을 시각적으로 소개하는 전시가 진행됐다.

 

아스타나 국제포럼 행사장에 마련된 유엔(UN) 홍보 부스. [사진=임윤서 기자]

엘나라 바이나자로바 카자흐스탄 주재 유엔 상주조정관실 홍보관은 “숫자로만 전달되는 국제개발 지표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총 27개의 유엔 산하기구가 활동 중이며, 정책 자문과 제도 구축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타나 국제포럼 참석자들이 30일 오후 ‘알라타우 신도시’를 소개하는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임윤서 기자]

이번 포럼에서는 고려인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도시개발 프로젝트 ‘알라타우 신도시’를 소개하는 부스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의 자문을 맡고 있는 KPMG의 박문구 전무는 “한국의 산업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개발 로드맵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알라타우가 향후 항공 허브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한국공항공사의 노하우를 접목하기 위한 협력도 진행 중”이라며, 양국 간 실질적 협력은 물론 고려인 사회와의 연계 강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포럼에 참여한 참석자들도 이번 행사가 다양한 통찰을 제공하고, 의미 있는 국제 교류의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환경기술 기업 ‘캄비(Cambi)’에서 동유럽·중앙아시아 영업을 총괄하는 야체크 코시쿠키에비츠 매니저는 “전반적인 논의 수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전 EU 외교정책 고위대표 페데리카 모게리니가 주재한 세션을 특히 기억에 남는 세션으로 꼽았다. 그는 “그녀가 제시한 다자주의에 대한 비전은 큰 희망을 준다. 이런 포럼이 없다면 세계는 올바른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카자흐스탄은 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며, 중앙아시아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핵심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최대 내륙국이자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를 가진 국가 중 하나로, 수도 아스타나는 외교와 도시 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아스타나 국제포럼은 이러한 외교적 위상을 강화하고 국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한편, 한국은 2009년 카자흐스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현재 주요 교역국이자, 2024년 기준 세 번째로 큰 투자국으로 성장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양국 간 협력 확대 가능성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