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당당하고 떳떳한 용기가 우리를 깨웠다"

"시민의 참여가 시대를 바꾼다는 철학, 지난 비상계엄 때 다시 확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의 당당하고 떳떳한 용기가 우리를 흔들어 깨웠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서 진행된 노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올해도 변함없이 노란 그리움들이 봉하들녘에 가득 모였다"며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으로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이 걸었던 치열하고 고단했을 걸음을 생각한다"고 추도사를 시작했다.

이어 "정치개혁·부패청산·균형발전·평화와 번영의 길, 그 수많은 노무현의 길을 따라 이렇게 모였다"며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리움을 다짐과 희망으로 새기는 이 자리에 노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우 의장은 "지난 1990년 통일민주당 임시전당대회장에서 한 더벅머리 초선 의원이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친 건 3당 합당 반대를 넘어 그때까지 우리 사회와 정치를 주도해 온 견고한 낡은 질서의 벽에 던지는 도전장"이라며 "권위주의·정경유착·부패 정치 등 민주주의를 발목 잡고 평범한 시민들의 꿈을 주저앉히는 모든 기득권 현실에 대한 강력한 이의 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해도 반칙과 특권 앞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평범한 시민들의 가슴을 다시 뛰게 했다"며 "그렇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모두의 꿈이자 시대정신이 됐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 되어서도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이건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념이고 지도자의 용기"라며 "주권자인 시민의 힘을 누구보다 깊이 신뢰하고 시민의 각성과 참여가 시대를 바꾼다는 걸 믿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비상계엄 사태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고 바로 우리의 미래라던 당신의 말씀을 지난 겨울 우린 그 미래와 다시 만났다"며 "그러나 그건 시작"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완성은 없고 역사는 더디지만, 우리가 소망하는 한 희망의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며 "이제 저희가 하겠다. 노 전 대통령이 온몸으로 맞선 기득권의 벽을 함께 넘어 정치가 약한 자들의 가장 강한 무기가 되는 길을 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