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럽정상과 통화에서 "푸틴 종전 준비안돼"...중재 의지 약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유럽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의지가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통화에서 “푸틴은 자신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통화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푸틴이 내심 전쟁 종식을 원한다고 보던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유럽 정상들도 푸틴의 이런 태도를 어느 정도 예상해왔으나, 트럼프가 자신의 판단이 이들과 유사하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연방수상,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했다. 이 통화들은 트럼프가 푸틴과 2시간 동안 통화하기 전에 이뤄졌다.
 
5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친 통화에서 트럼프의 입장 변화가 두드러졌다. 첫날인 18일에는 푸틴이 휴전을 거부할 경우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밝히며 휴전 중재에 방점을 뒀다. 그러나 다음 날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실무 회담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러시아가 선호하는 협상 우선 입장에 가까워졌다.
 
트럼프의 종전 중재 의지도 다소 약화된 모습이었다. 18일 통화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를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19일에는 미국의 역할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18일 통화 상대에는 마크롱, 메르츠, 멜로니 외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이 포함됐다.
 
특히 19일 통화에서 트럼프는 일부 유럽 정상들이 제안한 ‘무조건 휴전’ 방안에 반대하며, “무조건(unconditional)”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으며 사용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그가 지난 5월 8일 소셜미디어에 “이상적으로 30일간의 무조건 휴전”을 촉구했던 게시물과 모순된다. 이 게시물이 최근 유럽의 휴전 압박을 촉발한 계기였다.
 
마크롱 대통령과의 19일 통화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트럼프의 어조가 긍정적이었다고 전하며, 러시아가 휴전을 거부할 경우 미국이 제재를 지지할 가능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푸틴과 2시간 통화한 뒤 트럼프는 러시아 측 주장에 더 기운 태도를 보여 유럽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WSJ는 보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이 보도에 대해 “우리가 아는 바는 기사 내용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가 푸틴에게 무엇을 말했다고는 알고 있지만, 유럽 정상들에게 무엇을 전했는지는 모른다”며 트럼프의 공식 성명만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다음 주 바티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실무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 합의는 없다”며, 지난 16일 이스탄불 회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미 연방하원 본회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 실현을 위한 세제법안이 통과됐다.
 
A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와 지출 삭감 계획을 담은 해당 법안을 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가결 처리하고 상원으로 넘겼다. 단 1표 차이로 통과된 이번 표결은 공화당 내부의 일부 이탈표와 민주당의 전원 반대 속에서 극적인 결과를 낳았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임에도 불구하고, 자당 소속 의원 2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1명은 기권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원 반대하며 당론에 따라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법안은 개인소득세율과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하고, 표준소득공제 및 자녀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2017년 제정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법에 따라 올해 말 만료 예정인 조항들을 연장하는 조치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중 제시했던 팁과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소득세 면제 조항이 포함됐으며, 미국산 자동차 구입을 위한 대출 이자에 대해서도 신규 세액공제를 허용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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