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각 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배터리 3사의 차입금 규모는 49조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42조5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배터리 3사는 차입금을 늘려 북미·유럽을 포함한 해외 공장 증설, 기술 투자 등에 재원을 쏟았다. 차입금 증가로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캐즘 이후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1분기 기준 기업별 차입금 규모는 LG에너지솔루션 17조6126억원, 삼성SDI 11조6155억원, SK온 20조3907억원이다. 이 가운데 SK온은 작년 말(15조5997억원)보다 차입금이 4조7910억원 증가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입금이 2조2220억원 늘었는데 1분기에 원화 회사채 1조6000억원 등을 조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377억원 수준으로 차입금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자금조달 방식으로 차입금에 포함되는 회사채가 아닌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향후 회사채를 발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투자와 별개로 배터리 3사 가동률은 지속 하락세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평균 가동률은 2023년(69.3%), 지난해(57.8%)에 이어 올해 1분기 51.1%를 기록했다.
삼성SDI의 소형 전지 가동률은 지난해 58%에서 올해 1분기 32%로 떨어졌으며, 주력 제품인 중대형 전지의 경우 분기보고서에 공개되진 않지만 소형 전지와 마찬가지로 가동률이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온 역시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43.6%의 가동률을 유지했으나, 이 기간 생산 실적은 1억2149만 셀에서 3181만 셀로 대폭 하락했다. 캐즘 장기화로 인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며 생긴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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