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상반기 최대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5’가 8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렸다. ‘예술 그 이상의 경험’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행사는 오는 11일까지 나흘간 펼쳐진다. 올해 아트부산에는 국제갤러리를 포함해 전 세계 17개국에서 총 109개 갤러리가 참여해, 세계 미술계가 집중하고 있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각 참여 갤러리의 대표 작품을 보여주는 ‘메인(Main)’을 필두로, 유망 신진 갤러리와 젊은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퓨처(Future)’ 섹션, 미술계 현장의 전문가들이 동시대 미술의 주요 담론을 다루는 ‘컨버세이션스(Conversations)’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주요 갤러리들이 출품한 작품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국제갤러리는 국내외 현대미술가들의 작업을 폭넓게 선보인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2015-18>(2015)와 함께 풍경화와 산수화의 이분법적 구분을 넘나들며 산을 중심으로 우리 삶의 터전과 역사를 다루어 온 작가 민정기의〈벗고개〉(2024)가 부스에 설치된다.

영상, 사진, 조각, 퍼포먼스 등의 매체를 아우르며 이질적인 대상들을 횡단하고 접합해온 정연두의 〈낮잠〉(2004)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은 어린이의 꿈이 담긴 드로잉을 현실로 옮겨 사진으로 실현시킨 〈원더랜드〉 시리즈(2004)의 일환이다. 이외에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Elmgreen & Dragset)의 작품 등도 설치된다.

조현화랑은 메인 부스와 특별전 부스로 참여한다. 메인 부스에서는 박서보, 김홍주, 이배 그리고 일본 모노하(もの派) 운동의 거장 키시오 스가의 작업이 소개된다. 이들은 반복과 수행, 재료에 대한 탐구를 통해 회화, 조각, 설치 등 매체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미술의 표현 지평을 확장해 왔다. 아울러 서사적 회화를 탐구하는 안지산, 한국화의 현대적 해석을 시도하는 조종성, 하이퍼리얼리즘적 조형 언어로 깊은 감정의 층위를 그려내는 강강훈을 통해, 한국 현대회화의 현재성을 조망한다. 특별전 부스에서는 이소연의 솔로 프레젠테이션이 펼쳐진다.

PKM 갤러리는 백현진, 샘바이펜, 유영국, 윤형근, 이원우, 정영도, 정창섭, 정현, 서승원, 호르헤 파르도, 홍영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조형적 접근과 감각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정서, 물성, 구조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밀도 있게 담아낸다. 특히 유영국 화백과 윤형근 화백은 각각 한국 추상미술과 단색화의 거장으로, 조형 언어의 탐구를 통해 회화의 본질과 정신성을 깊이 있게 구현한다.

갤러리현대는 김보희 작가의 솔로 부스를 선보인다. 이번 솔로 부스는 갤러리현대와 작가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자리다. 부스에서는 생명에 대한 애정과 경외를 바탕으로 바다와 정원, 꽃과 나무, 열매와 씨앗 등 자연의 본질적인 생명력과 에너지를 생동감 넘치는 색채로 구현한 작가의 대표 연작인 〈Towards〉(2020–현재)의 신작 12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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