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보수·진보 양극화된 교육 현장, 중재자 역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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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입력 2024-09-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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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민 참여 확대 통한 새로운 교육 거버넌스 구축이 우선 공약"

  • "진보에 바탕을 두면서 보수 요구하는 부분도 반영해 균형 맞출 것"

정 교수는 25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양극화된 한국 사회에서 교육 분야만큼은 중재자 균형을 잡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서울시교육감은 한쪽 진영의 대표자가 아닌 서울 시민의 대표자다고 말했다 사진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캠프
정근식 예비후보는 25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양극화된 한국 사회에서 교육 분야만큼은 중재자, 균형을 잡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서울시교육감은 한쪽 진영의 대표자가 아닌 서울시민의 대표자"라고 말했다. [사진=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캠프]
다음 달 16일 치르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교육 문제는 보수·진보라는 이분법적 틀로 가둬서는 안 된다. 진보 교육감 후보 중 한 명이지만 보수적인 가치 중에서도 의미 있는 것들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진보 진영 최종 단일화 후보로 선정된 25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양극화된 한국 사회에서 교육 분야만큼은 중재자, 균형을 잡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서울시교육감은 한쪽 진영 대표자가 아닌 서울시민의 대표자"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대학 교육 현장에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제에 응답을 해온 사람으로서 정치적 이념에 치우친 사람은 아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하면 보수적인 가치도 경청할 것이며, 두루두루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년 8개월 정도 남은 짧은 기간에 많은 일을 새로 벌이기보다는 조희연 교육감이 남겨 놓은 여러 가지 정책들을 잘 마무리하는 데 우선 중점을 두겠다"면서 "기존 혁신 교육이 성취한 것을 바탕으로 무엇이 더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민과 대화와 토론을 통해 혁신교육의 의미나 성과, 한계에 대해 자주 들을 것"이라면서 "시민들이 중심이 되는 서울교육, 즉 시민들의 참여가 확대되는 새로운 교육 거버넌스의 구축이 우선 공약"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 후보와 일문일답한 내용.

-서울시 교육감 진보 후보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됐는데, 승리한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짧은 기간에 단일화 후보가 되는 과정 동안 아쉬운 점은 시민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적었다. 그런데도 제가 살아온 이력이나 진정성이 많은 후보들한테 인정받은 것 같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좀 더 낮은 자세로 봉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조희연 교육감이 낙마하기 전까지는 전혀 출마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조 교육감이 해직 교사를 복직시켰다는 이유로 본인이 해직당한 것을 보면서 출마 의지가 생겼다. 조 교육감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려 했던 선의지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을 하면서 과거 해직 교사 문제나 운동권 경력이 있다고 해서 임용되지 못했던 분들에 대한 고민이 저도 있었다. 또 지난 광복절과 역사 논쟁을 겪으면서 학교 현장에 너무 깊은 영향을 미칠까 우려가 됐다."

-'혁신교육 플러스'로 혁신 교육의 철학을 이어가겠다고 내세웠는데.

"혁신교육 플러스라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성취한 것을 바탕으로 두되 일부 피로를 느끼는 분들의 문제들을 경청하고 장기적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에 대해 검토한다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 뒤를 잇기는 하지만 새로운 교육감이 될 것을 서울시민들이 주문하고 있다. 서울시민들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좀 더 다가갈 것이다."

-교수 출신으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전남대에서 18년, 서울대에서 20년을 지낸 고등교육 전문가다. 교육 경험이 없지 않다. 초·중등 교육이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교육 철학은 비슷하다. 다만 초등 교육 부분은 상대적으로 모르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초등교육 현장의 문제점들도 파악하려고 한다."

-이전 '진보교육감 시대’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장 잘했던 점은 공교육 정상화가 상당한 정도로 진전이 됐다. 다만 너무 다양한 분야들을 다루다 보니 시민들도 약간 피로 증후군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좀 더 의미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집중할 것이다. 시민적 참여를 통해 자발적인 교육 운동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

-교육감이 된다면 다른 교육감들과 연대하는 방향은 뭔가. 보수 교육감과 협치는 어떻게.

"진보적 가치에 바탕을 두겠지만 교실은 좀 더 복합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일이고 백년대계이기 때문에 보수 쪽 가치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 보수 진영 분들, 서울시장, 서울시의회 또 인근 지역, 예를 들어 경기도 교육청·교육감 등과도 수시로 만나서 얘기를 할 것이다."

-공교육 강화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교육의 위기 중 하나가 사교육비 부담 증가다. 어떤 부분은 시장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 있고, 어떤 부분은 공교육 학교 체제에서 감당해야 할 부분이 있다. 과도하게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 기본 방향은 공교육 강화로 가야 한다. 다만 서울시민들이 부담할 수 있는 재정적 부담의 한계도 생각하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유보통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교육행정 체계를 개혁하겠다고 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사회적 합의를 통한 튼튼한 진행이 필요하다. 유보통합은 좀 더 시간을 갖고 느리게 가야 한다. 너무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하면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교권 추락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교사들 노고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고 그분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상처에 대해서는 위로하는 것이 교육감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 제대로 된 수업을 하려면 행정적 부담이 줄어들어야 한다. 행정과 수업의 분리를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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