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외인 순매수…원화 강세 여건인데 '강달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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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4-04-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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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50원 선을 뚫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한번 연고점을 돌파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제학 이론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절상으로 이어지고 환율이 내려가야 하지만 최근 환율은 이런 메커니즘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 부장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더 많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해외자금 수요가 있으면 환율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어서 경상수지 자체보다는 세계 각국의 경제 상황을 같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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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 1353.2원 마감…연고점 또 경신

  • 미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파급효과 강화

  • 경상흑자, 외인 순매수→환율 하락 공식 깨져

  • "미 연준 금리 인하 착수, 예측 가능성 높아져야"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350원 선을 뚫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한번 연고점을 돌파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10개월째 이어지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 커지면서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외환시장을 전망할 때 대입했던 경제 공식이 깨진 것이다. 미국 고용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당분간 강달러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오른 1353.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일(1357.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다시 한번 연고점을 경신했다. 국내 경제 상황만 놓고 경제학 공식에 대입해 봤을 때는 원화 가치가 오를 법하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에 원화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우선 1분기 중 외국인이 국내 주식 약 15조800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관련 집계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며 외국인은 5개월 연속 국내 주식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2006년 국내 증시 외국인 순매도에도 환헤지 목적의 단기 차입 급증으로 원화가 강세를 나타냈던 구간을 제외하면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와 원화 강세는 장기간 동행해 왔는데 이 프레임에서 벗어났다.

또한 경상수지가 흑자 전환을 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원화 강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회복에 힘입어 경상수지는 지난 2월 68억6000만 달러(약 9조2747억원) 흑자다. 수출은 1년 전보다 3.0% 늘었는데 반도체가 63% 증가해 증가 폭이 컸다.

이 또한 2004년 국제수지 흑자에도 암묵적인 외환시장 개입으로 원화가 약세를 띠었던 사례를 제외하면 이례적이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해 그 규모가 커질수록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달러가 많아지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는 게 일반적인 경제학 이론이다. 

61개 신흥국 달러표시 국채금리(가중평균)와 미 국채금리 간의 스프레드를 보여 주는 'JPMorgan EMBI global spread'와 관계 역시 지난해부터 깨졌다. 해당 스프레드는 미국에서 신흥국 자금 유입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금융시장 '리스크온(Risk-on·위험 감수)을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시장의 불안이 진정되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 시중의 돈이 대거 위험자산인 주식, 상품(원자재), 고금리 통화 등 위험이 큰 자산에 운용된다.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디커플링은 역시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경제 왜곡에 의한 △달러화 위상 강화 △미국의 전 세계 투자수요 흡수 △경제전망과 정책 불확실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상존하면서 나스닥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극단적 위험선호와 달러화 강세라는 안전자산 선호가 공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착수, 경제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로나 이전의 통상적인 경기 사이클로 복귀하면 강달러 일변도의 외환시장 구도가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제학 이론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절상으로 이어지고 환율이 내려가야 하지만 최근 환율은 이런 메커니즘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 부장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더 많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해외자금 수요가 있으면 환율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어서 경상수지 자체보다는 세계 각국의 경제 상황을 같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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