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칼럼] 수소경제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수소도시' 조성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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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입력 2024-03-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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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는 전지구적 임무 앞에 놓인 중요한 선택지는 깨끗한 에너지원을 어디에서 얻고 어떻게 활용하는가이다.

 클린 에너지원의 많은 후보군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는 수소 에너지일 것이다. 지구에 가장 많이 존재해 있으면서 오염원을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하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클린에너지원을 생각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 같지 않다. 수소 에너지는 어떻게 현실 세계에서 적용이 될까. 수소경제가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미리 볼 수 있는 청사진이 ‘수소도시’로서 진행되고 있다.

 수소도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수소가 적용되는 삶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수소도시라고는 하지만 도시 전체까지는 아니고 도시의 일부 지역에 먼저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도시 내에서 수소를 생산하여 그것이 안전하게 활용되면서 지역 경제까지 활성화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다. 2022년에 수소시범도시로서 안산과 울산, 전주·완주가 사업 대상지였다. 2023년에는 조금 더 많은 6개 도시(평택, 남양주, 보령, 당진, 광양, 포항)가 대상이었다. 2024년 이후에는 더 많은 수소도시가 조성될 것이다.

 수소도시에서는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서의 수소가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 주민이 수소에 대해서 친근함을 갖게 하는 인프라도 갖춰야 하고, 에너지 특유의 안전성도 보장할 수 있는 인프라와 안전관리 시스템까지 구비되어야 한다. 또한, 도시내에서 구현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도시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수소의 생산과 저장, 이송 및 활용에 적합하도록 기반시설이 구축되고 주거 및 교통 등 도시 활동에서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시설이 갖추어져야 한다.

 먼저 수소도시는 수소를 이용해야 하고, 더군다나 클린수소를 이용해야 한다. 즉, 정부가 인증한 청정수소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국의 수소도시는 정부가 인증한 청정수소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까지는 청정수소 생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석유화학이나 제출 공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 혹은 천연가스를 이용한 ‘개질수소’가 대부분이지만 생산 공정에서 탄소가 배출된다. 여기에서 발생되는 탄소를 포집하고 남은 수소만 사용하는 블루수소나 태양광 및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하여 생산되는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아직은 거의 실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수소도시에서는 부생수소는 고려대상에서는 제외되고 있으며 개질수소까지는 사용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2020년대 중반 이후에는 블루수소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인프라까지 갖추는 것을 각 수소도시에서도 사업 범위에 넣고자 하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는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다음은 생산된 수소를 활용처까지 어떻게 운송하는가이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수소와 같은 가스를 운반하는 방법인데, 파이프를 이용하는 것과 차량이 운송하는 튜브트레일러 운송 방법이다. 파이프 운송은 인프라 구축 비용이 드는 반면, 한번 설치하면 거의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만, 시작 지점부터 최종목적지까지의 경로에만 운송이 되는 경직성이 있다. 튜브트레일러 운송은 대표적으로 트럭이 압축된 수소가스를 튜브트레일러를 통해 운송하는데, 상기한 파이프가 닿지 못하는 지점까지 운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운송할 때마다 비용이 드는 제약이 있다. 어느 쪽이나 운송 관련하여 안전성을 최고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 실제로 수소에너지는 어떤 모습으로 사용되는가. 가장 대표적인 것은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이다. 주유소에서 가솔린이나 경유를 주유하는 대신 수소를 충전하여 그 힘으로 차량이 움직이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는 공급된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연료전지의 대명사이다. 이 중에서 지역 주민들이 수소경제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아이템은 수소차이다. 수소연료전지는 냉난방 및 전력 생산에 기여하고 있지만, 주택이나 건물의 한쪽에 부착되어 수소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눈에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수소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는 수소차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수소경제를 홍보하기 위한 홍보관도 정부의 수소도시조성 사업의 중요한 사업 아이템이다. 단순히 수소의 생산과 운송, 활용을 홍보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각 단계의 안전관리 및 운영 모습을 견학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미래 수소도시가 더 많이 조성될 것을 대비하여 각 도시의 생산과 운송, 활용 관련 데이터를 통합 모니터링 및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게 준비되고 있다.

 수소경제는 탄소저감을 위해서는 추진해야 하는 많은 선택지 중의 하나인 동시에 첨단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추진 과정 중의 어려움도 있다. 우리나라의 수소 관련 추진 정책이나 사업들을 보아도 수소에너지클러스터, 수소생산클러스터, 수소연료전지 특화단지, 수소모빌리티클러스터 및 수소액화 실증 플랜트 등 모든 단계에 걸쳐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수소도시는 이런 각각의 사업을 도시라는 지역에 현실화시키는 사업이다. 수소생태계의 현실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안전성도 확보해야 하는 사업이다. 또한, 도시의 운영 관련 법적 근거도 마련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범위 및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야 미래 청정에너지인 수소에너지가 제대로 작동하는 친환경 에너지 자립도시의 모습을 갖출 것이다.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농경제학과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농경제학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 ▷고용노동부 고령화정책TF ▷한국장학재단 리스크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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