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돈 더 내" 日, 이중가격제 도입 검토…여론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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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4-03-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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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 대상 '관광세' 징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요금을 더 내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중가격제가 도입되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숙박시설은 물론 관광지, 식당 등에서 내국인보다 많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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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관광객 급증…오버투어리즘·젠트리피케이션 심화

  • 오사카와 후지산 찾는 외국인에 관광세 추가 징수 결정

  • 日 관광업계, 이중가격제 도입해야 한다며 목소리 높여

  • 외국인에게 바가지 요금 씌우겠단 의도?…여론은 싸늘

일본 후지산을 찍고 있는 관광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후지산을 촬영하고 있는 관광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 대상 '관광세' 징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관광객 이용 금액과 내국인 관광객 이용 금액을 달리 하는 이른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겠단 주장도 제기됐다.

엔데믹과 엔저 현상이 맞물리면서 방일 외국인 수가 급증했고, 이것이 오버투어리즘(관광공해)을 야기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506만6100명을 기록했다. 전체의 25%(695만명)는 한국인 관광객이 차지했다. 특히 올해 1월 방일 한국인은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인 85만7000명에 달했다. 

여행업계는 "일본이 관광세를 징수하고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게 되면 외국인 관광객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방일 외국인 수는 자연스레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JR패스 관련 사진 사진JINTO 홈페이지
일본은 JR패스로 대부분의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JNTO 홈페이지]
 
◆관광세 늘리고 JR패스 가격 최대 77% 인상

엔데믹과 엔저 현상이 맞물리면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했다. 열차, 호텔 공급 부족 현상을 빚는 것은 물론, '오버투어리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물가 상승 현상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일본 주요 관광지에서는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의 상권 내몰림)이 시작됐다. 엔화 가치 급락으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 물가를 견인하면서 내국인들이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관광세를 징수하겠다고 나섰다. 오사카는 지역 내 숙박업소에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징수금 제도를 추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오사카 지역이 1일 최대 300엔의 숙박세를 징수하고 있는 만큼 '중복 징수'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야마나시현 의회는 현재 '후지산 보전협력금' 명목으로 등산객들에게 받고 있는 1000엔 외에 오는 7월부터 통행료 2000엔을 추가로 받는다고 밝혔다. 

JR그룹은 이미 지난해 10월 외국인을 대상으로 판매 중인 열차 승차권 '재팬 레일 패스'(JR패스)의 가격을 최대 77%까지 올렸다.

JR패스는 거의 모든 철도와 노선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외국 관광객들이 일본을 여행할 때 가장 경제적인 교통 이용 수단으로 꼽혀왔다. 한국에서 외국인이 자주 찾는 지역행 KTX 패키지를 최대 15% 할인하고 외국인용 KTX 패스를 판매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일본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중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일본 정부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중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日 '이중가격제' 도입···업계 반응은? 

일본은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요금을 더 내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중가격제가 도입되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숙박시설은 물론 관광지, 식당 등에서 내국인보다 많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이미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실제로 이들 국가에서는 공공 교통비나 관광지 입장료에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많은 요금을 받아 시설 운영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나가야마 히스노리 일본 료칸협회 부회장은 "싱가포르에서는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이중가격제를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외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현지 상인들이 상대적으로 현지인보다 구매력이 높은 관광객에게 높은 비용을 받는 것은 소위 '바가지 요금'으로 비칠 수 있단 지적이다.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는 A씨는 "엔저로 저비용 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JR패스 가격이며 숙박비 등이 많이 올라서 비용 부담이 상당했다"면서 "게다가 이중가격제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사실상 '바가지요금'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관광 비용을 높여서 수요를 조절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지자체별로 진행하는 관광세와 이중가격제 도입은 결국 관광객 수요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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