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업추비 부실-⑦] 부천시장, 인당 4만원 초과·인원 '뻥튀기' 비용 축소…훈령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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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태기원·안수교 기자
입력 2024-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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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업무추진비 사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규정을 보완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는 등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편집자 주> 조용익 부천시장이 업무추진비 공개 자료에 실제 식사 인원을 허위로 기재하며 인당 접대비를 적게 지출한 것으로 꾸민 정황이 드러났다.

    13일 아주경제가 지난해 조 시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실제 1인당 4만원 넘는 접대비를 지출했음에도 마치 한 사람당 2만원대 식사를 한 것처럼 공개한 사례<표 참조>가 적잖게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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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명 참석했다더니 실제는 8명만 식사…행안부 훈령상 증빙 의무 피하려 꼼수

부천시 로고 사진부천시청 홈페이지
부천시 로고 [사진=부천시청 홈페이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업무추진비 사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규정을 보완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는 등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쪼개기 결제' '인원 조작' 등 편법·부정 사용이 공공연하고 모니터링이나 감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아주경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전수조사해 그 실태를 분석해 봤다. <편집자 주>

조용익 부천시장이 업무추진비 공개 자료에 실제 식사 인원을 허위로 기재하며 인당 접대비를 적게 지출한 것으로 꾸민 정황이 드러났다.

13일 아주경제가 지난해 조 시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실제 1인당 4만원 넘는 접대비를 지출했음에도 마치 한 사람당 2만원대 식사를 한 것처럼 공개한 사례<표 참조>가 적잖게 확인됐다.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에 따르면 지자체장이 간담회 등 접대비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인에 4만원 이하 범위에서 집행해야 한다. 4만원을 초과해 사용하려면 사유를 명시한 증빙서류를 갖춰야 한다.
 
 
구체적으로 조 시장은 지난해 8월 23일 밤 부천시 소재 A참치집에서 15명 식사비로 39만1000원을 지출했다. 이때 총 지출액을 대상 인원으로 나눠보면 1인당 약 2만6000원짜리 식사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당시 A참치집에선 1인분에 4만5000원짜리부터 11만원까지 참치정식 5가지를 주 메뉴로 판매했다. 최소 4만5000원짜리 정식을 먹었더라도 총 결제액이 40만원보다 적게 나오려면 15명 중 8명만 식사를 했다는 의미다.
 
또 조 시장은 지난해 9월 5일 밤 B소고기집에서 총 8명 식사비로 22만9000원을 결제했다. 1인당 2만8000원대 식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B소고기집 저녁 메뉴 중에는 소고기 등심 1인분 4만9000원짜리가 그나마 쌌다.
 
조용익 부천시장이 지난해 8월 23일 방문했던 부천시 소재 A참치집의 메뉴판 사진 참치정식 가격이 최소 4만5000원에서 최대 11만원에 형성돼 있다
조용익 부천시장이 지난해 8월 23일 방문했던 부천시 소재 A참치집 메뉴판. 참치정식 가격이 최소 4만5000원에서 최대 11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 시장이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면서 인원을 부풀렸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증빙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원을 조작해 1인 식사 금액을 낮췄다는 해석이다.

실제 C소고기집에서도 조 시장이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면서 인원을 부풀려 공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여러 건 발견됐다. C소고기집은 저녁 메뉴로 1인분에 3만9000원인 소고기 특수부위만 판매하는데 조 시장 업무추진비 내역엔 1인당 2만원대 식사를 한 것처럼 공개돼 있다.
 
문제는 실제 조 시장이 허위로 인원을 기재했다면 행안부 훈령 위반은 물론 청탁금지법을 어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공직자 등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는 1인당 접대비 한도인 3만원을 지켜야 하고 위반 시 처벌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부천시청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조 시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 공개된 인원과 실제 식사 인원이 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천시는 실제 참석자들이 1인당 4만원 넘는 식사를 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참석자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어떠한 증거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부천시청 비서실 관계자는 “A참치집 결제 건과 관련해 자리에 먼저 도착한 7~8명이 정식 메뉴를 주문한 게 맞고 그 인원들이 4만5000원짜리 정식을 먹은 걸로 안다”며 “그럼에도 차가 막히거나 식사하고 뒤늦게 온 분들까지 치면 그날 참석자 총 인원은 15명이 맞다”고 해명했다.
 
4만원을 초과해 접대비를 지출한 것과 관련해선 “1인당 4만원을 넘겨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을 땐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갖춰야 하는 게 맞는데 갖추지 못했다”며 “미숙한 점이 있었다는 건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천시의 업무추진비 관리·감독이 허술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청 감사팀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품목이 얼마고 몇 명이 식사했는지 파악하긴 어렵다”며 “(업무추진비) 집행 부서에서 결제된 문서를 믿고 점검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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