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전기차로 성장가도 달린다" 움트는 中 전기차 배터리 교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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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4-01-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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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배터리 시장, '충전 대신 교환'이 대세

  • 올해 첫 유니콘 기업도 배터리 교환 시장서 탄생

  • 화물 전기차 보급 확대로 성장 잠재력↑

  • CATL·니오 등 업계 거두도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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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탄생한 중국 화물차 교환 배터리업계 첫 유니콘 기업인 치위안신둥리는 기업 캐치프레이즈로 '교통을 푸르게, 일상을 아름답게'를 내걸었다. [사진=치위안신둥리]

중국은 명실상부한 스타트업 강국이다. 지난해 세계 500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중 중국 기업은 미국(205곳)에 조금 못 미친 166곳을 기록했다. 기업 수로는 2위였으나 세계 1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기준) 보유국 타이틀은 중국이 가져갔다.

중국 IT(정보통신) 기업인 바이트댄스(1조4840억 위안, 약 280조원)가 미국의 스페이스X(1조150억 위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중국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5670억 위안)은 3위에 올랐다. 범위를 좁혀 세계 10대 유니콘 기업으로 한정하자면, 그중 5개를 보유한 중국이 기업 수에서도 1위다. 

중국의 올해 첫 유니콘 기업은 지난 2일 탄생했다. 15억 위안(약 2775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한 치위안신둥리(啓源芯動力)가 그 주인공이다. 2021년 중국 국유기업인 국가전력투자그룹 산하에 설립된 치위안신둥리는 화물차·중장비 배터리 교환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치위안신둥리는 2030년 전까지 탄소 피크를 달성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중국의 '솽탄(雙碳) 목표'에 앞장선다는 포부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고, 업계 최초로 화물 전기차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제공해 상용차 배터리 교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갔다. 그 결과 설립 3년 만에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기준으로 치위안신둥리는 중국 전역에 화물 전기차용 배터리 교환소를 580곳 설치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어난 수준이다. 
 
화물 전기차 보급 확대로 성장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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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쉬저우(徐州) 샤좡(夏莊)촌에 설치된 치위안신둥리 화물차 배터리 교환소 [사진=치위안신둥리]

이처럼 중국의 배터리 교환 시장은 정부 지원과 화물 전기차 시장 확장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배터리 교환은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해서 사용하지 않고, 배터리 교환소에서 완충된 배터리로 바꿔 끼우는 방식의 전기차 충전 모델이다. 배터리 교체에 필요한 시간은 평균 5분이다. 전기차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한 전기차 차주는 중국 매체 메이르징지(每日經濟)신문에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배터리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터리 교환 기능을 지원하는 모델을 선택했다”며 “여러 충전 방식 중 선택할 수 있고, 충전 시간도 줄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화물 전기차용 배터리 교환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탈부착 기능을 탑재한 화물 전기차 보급률이 관건인데, 이 역시 전망이 밝다. 2021년 화물 전기차 보급률은 1% 미만이었고 2022년에도 3%에 그쳤지만 지난해부터 화물 전기차, 특히 배터리 탈부착 기능을 탑재한 화물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배터리 탈부착 기능을 탑재한 화물 전기차 판매량은 1만219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11월 한 달 판매량은 89%나 폭증한 1816대를 기록했다.

중국의 대표 상용차 제조사인 중궈중치(中國重汽)와 베이치푸톈(北汽福田), 쉬궁(徐工)자동차 등 역시 배터리 탈부착 기능을 탑재한 화물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왕서우캉 치위안신둥리 제품 연구개발부 부장은 “화물차 시장 자체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화물 전기차 배터리 교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궈하이(國海)증권은 배터리 탈부착 기능을 탑재한 화물 전기차 판매량이 2030년 24만3000대에 달해, 전체 화물 전기차 판매량의 83%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물차용 배터리 교환 시장 규모는 2025년에 468억 위안, 2030년에는 922억 위안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전기차 제조·에너지기업까지 '군침' 
배터리 교환 시장 자체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치위안신둥리의 지분 약 7.2%를 보유한 4대 주주인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CATL(甯德時代·닝더스다이)은 지난 28일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과 배터리 교환 기술 협력을 위한 합작회사를 세우며 배터리 교환 사업을 차량공유 업계까지 확대했다.

CATL은 디디추싱 산하 에너지 서비스 브랜드 샤오쥐넝위안(小桔能源)과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샤오쥐넝위안은 중국 190개 도시에서 배터리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ATL은 이번 합작 회사 설립을 통해 배터리 교환소 설치와 배터리 탈부착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CATL이 배터리 교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2022년 1월 전액 출자한 자회사 스다이뎬푸(時代電服)를 통해서였다. 당시 스다이뎬푸는 배터리 교환서비스 브랜드 ‘에보고(EVOGO)’를 내놨다. CATL은 에보고 배터리 교환 서비스가 이미 출시된 전기차 모델 및 향후 2년간 출시 예정인 전기차 모델의 80%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에보고의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이번에 설립한 디디추싱과의 합작회사에서 활용할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니오(蔚來·웨이라이)를 비롯해 베이징자동차, 지리(吉利)자동차 등 중국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배터리 교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니오다. 니오는 자사 전기차 모델 전체에 배터리 탈부착 기능을 장착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장화이(江淮·JAC), 치루이(奇瑞·Cherry)와 각각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 교환 인프라 구축과 배터리 자산 관리 등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최대 태양광 에너지 기업 룽지뤼넝(隆基綠能·LONGi)과 협력해 태양광발전을 활용한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 대형 국유기업인 시노펙(中國石化)과 난팡뎬왕(南方電網)도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는 등 중국의 배터리 교환 시장 규모는 향후 더욱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전동차충전인프라시설촉진연맹(EVCIPA)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배터리 교환소는 지난해 1월 2000곳에서 12월에는 3567곳으로 배 가까이 급증했다. 중국 최대 증권사 중신(中信)증권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2022년 1973개였던 중국 배터리 교환소가 2026년에는 2만7500개에 달해 93%의 연 평균 복합 성장률(CAGR)을 기록하고, 같은 기간 중 배터리 교환 설비 시장 규모는 305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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