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쏠림 후폭풍...코스피 상위 50개사 시총 108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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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입력 2024-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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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증시 부진 주 배경은 이차전지 관련주 급락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위 종목이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면서 새해 들어 108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시총 상위를 대거 차지하는 이차전지주의 부진이 국내 증시 반등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연초 이후 상승한 종목은 10개에 불과하다. 이들 종목은 평균 4.49% 상승했다.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시총 합계는 지난해 연말 1503조5378억원에서 이날 1395조836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불과 17거래일 만이다.
 
수익률 하위에 주로 포진한 종목은 이차전지주다. 포스코퓨처엠은 새해에만 벌써 27.30%나 떨어졌다. 포스코DX(-27.09%), 삼성SDI(-25.00%), 포스코인터내셔널(-20.11%), SK이노베이션(-20.10%), 포스코홀딩스(-19.92%), LG화학(-19.74%) 등도 낙폭이 크다. 주가가 부진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이들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이차전지주는 전기차 수요 위축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부각되면서 나란히 무너졌다. 시총 순위도 크게 밀렸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연말 6위로 마감했지만 현재는 10위로 밀렸다. 나란히 9, 10위를 차지했던 LG화학과 삼성SDI는 현재 각각 11위, 13위에 올라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보다 무려 12계단이나 떨어져 31위까지 내려갔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고점과 비교하면 주가가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69만원을 돌파하면서 70만원을 눈앞에 뒀지만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주가는 2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85만원을 넘겼던 LG화학의 주가 역시 현재는 40만원 사수도 위태롭다. 삼성SDI도 지난해 한때 80만원을 뚫었지만 현재는 35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차전지 약세는 코스닥시장에서도 눈에 띈다. 지난해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16년여 만에 황제주에 등극했던 에코프로는 50만원대 턱걸이 수준이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사상 최고가인 153만9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에코프로가 올해 들어 상승 마감한 날은 4·5·11일 총 3거래일에 불과하다.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권에 대거 포함된 이차전지주의 부진이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낙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에 지난주는 특히 외국인 현물 수급이 개선돼 증시 하락 폭 축소에 기여했지만, 이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 하방압력이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고공행진 하는 미국, 일본 증시와 달리 하락세가 강한 중국 증시와 동조화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이 급락하는 증시 안정화를 위해 2조 위안(약 372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증시는 상승했지만 국내 증시는 이마저도 따라가지 못하고 약세를 보였다.

중국 증시의 부진과 중국 경기침체 우려, 이차전지주 부진이 종합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에 있어서 산업 요인으로는 이차전지 업종의 불확실성이 대표적"이라며 "특히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14%)은 글로벌 대비 크게 높아 고변동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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