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 물가수준전망은 151로 기준치인 100을 크게 웃돌았다. 장기평균(143)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리수준전망은 114를 기록했고 주택가격전망은 112로 전월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리와 물가 부담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에 대한 체감 부담은 실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현재 물가 수준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3.0%로 전월(2.9%)보다 높아졌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8%를 기록하며 장기평균(3.0%)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높은 물가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소비자들이 향후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기대가 확산되면 실제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체감경기를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물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3.1%를 기록하며 26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에도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1500원 안팎에서 움직이며 수입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은 취약계층의 생활비 부담을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 성장세가 일부 산업과 계층에 머물면서 소비 회복 온기가 충분히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낙수효과 역시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이 발표한 기업심리지수(CBSI)에 따르면 이 같은 업종별·규모별 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5월 실적 기준 수출기업(105.3)과 대기업(103.4) 심리지수는 기준선(100)을 훌쩍 넘기며 호조를 보인 반면 내수기업(98.4)과 중소기업(96.2)은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았다. 특히 자영업자가 포진한 비제조업의 6월 경기 전망 지수는 95.9로 전월 대비 오히려 떨어져 수출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온기가 골목상권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성장률 제고뿐 아니라 물가 안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높은 물가가 지속되면 거시경제 지표와 체감경기 간 괴리는 지속될 수 있다. 경제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생활물가 부담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기 회복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 역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물가 안정에 정책 무게를 두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최근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물가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물가가 다시 오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 갖고 있다"며 "앞으로 물가 흐름 면밀히 살피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거란 확신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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