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사태에 대형 건설사도 회사채 발행 제동···'신용등급 소멸' 검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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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4-01-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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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중 수요예측 진행 2곳에 불과

  • 등급 하락 예고에 리스크 차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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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올해 건설사 자금 조달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어 10대 그룹 계열 건설사가 아니면 회사채 발행을 시도하기조차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심지어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 차라리 소멸시키는 방안이 낫다며 이를 검토하는 건설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건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9일 계열사(전체 중 30% 담당)와 금융사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결정한 신세계건설까지 포함하면 3곳뿐이다. 이들 모두 10대 그룹 계열 건설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지난해 1월 회사채 발행 건과 비교해서도 줄어든 수준이다. 당시에도 레고랜드 사태 직후여서 건설사에 대한 투자자 태도가 냉랭했으나 이수건설이 1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10대 그룹 건설사 외에도 발행 사례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다른 건설사도 안전하지 않다’는 시각이 팽배해지면서 일부 건설사를 제외한 대부분이 아예 시장성 자금 조달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으로는 신용등급 소멸을 검토하고 있는 건설사도 있다.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으로 건설사에 대한 시장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향후 실적 악화 등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해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느니 차라리 신용등급을 소멸시키는 편이 낫다는 시각에서다. 

시공능력평가 27위인 한신공영은 올해 회사채 조기 상환 이후 등급 소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신공영은 오는 2월 만기가 도래하는 135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하면 올해 혹은 내년 10월 만기인 콜옵션 사모채 750억원밖에 남지 않는다. 이 회사채에 콜옵션을 발동해 조기 상환하고 신용평가사에 신용등급 소멸을 요청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신공영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난해 6월 'BBB-(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만약 추가로 하향 조정된다면 투기등급(투자부적격등급)인 'BB+' 등급으로 떨어진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신공영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46.7%와 27.6%로 지난해 3월 말 대비 악화하고 있다.

앞서 한신공영은 지난해 말 어음을 상환하고서 한국신용평가에 평정 취소를 요청해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소멸시키기도 했다.

한신공영 외에 다른 건설사들도 신용등급 폐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신평사들이 건설사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0대 그룹 계열사 외에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해 10대 대형 건설사는 회사채 발행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10대 그룹 계열이 아닌 대형사마저도 자금줄이 막힐 정도로 자금 조달 문턱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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