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사 머스크·하팍로이드 동맹 결성…해운업계 지각 변동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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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4-01-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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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2위·5위 컨테이너 해운사 간 동맹

  • 시장 점유율 20% 이상 달할 전망

  • 韓 HMM 속한 '디 얼라이언스', 하팍로이드 탈퇴로 비상

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세계 제2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덴마크의 AP묄러-머스크(이하 머스크)와 제5위 컨테이너 해운사 독일 하팍로이드가 동맹을 결성한다. 전 세계 해운업계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양사는 내년 2월부터 '제미니 협력'이라 불리는 장기 협력 계약을 맺고 화물 적재와 선박 운항 노선 및 스케줄 등에 있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현재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인 MSC와 맺고 있는 '2M' 동맹 계약을 내년 1월로 종료하고, 하팍로이드 역시 현재 가입한 해운 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서 내년 1월 말 탈퇴한다.

양사는 '제미니 협력'을 통해 총 290척의 선단을 운영하게 되는데 그중 머스크가 60%, 하팍로이드가 40%를 차지한다. 이에 양사는 연간 총 340만 TEU(1TEU=20피트 분량 컨테이너 1대분)의 운송능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운항 노선 범위가 확대되고, 운항의 신뢰성과 지속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는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각각 14.6%, 6.9%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 협력 시 전 세계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사는 '제미니 협력' 풀 가동 시 컨테이너선 운항 정시성(schedule reliability)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제시했다. 통계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주요 컨테이너 해운사들의 평균 운항 정시성은 코로나19가 아직 크게 확산되지 않은 2020년 1월에는 68.5%였던 것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2022년 1월에는 30.4%로 곤두박질쳤다. 운항정시성은 컨테이너선의 입출항 일정 준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머스크의 빈센트 클레크 최고경영자(CEO)는 "하팍로이드와 이번 협력 계약을 맺게 되어 기쁘다"며 "이 협력을 통해 우리는 당사 고객들에게 해양업계의 신뢰성 기준을 높이는 유연한 해양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팍로이드의 롤프 하벤 얀센 CEO는 "머스크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는 당사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우리의 운항 효율성 상승 및 해운업계 탈 탄소화 가속화를 위한 공동 노력으로 인한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2040년, 하팍로이드는 2045년까지 탄소 제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얀센 CEO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물류 부담 및 운임 상승이 나타난 가운데 신뢰성 상승을 모색하던 양사의 이해 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고, 특히 하팍로이드에 있어서는 파트너사가 현재와 같이 3곳인 것보다는 1곳인 것이 편리하다고 전했다.

'제미니 동맹'은 △아시아~미국 서부 △아시아~미국 동부 △아시아~중동 △아시아~지중해 △아시아~북유럽 △중동~인도 △유럽~범대서양 등 총 7개의 주요 구간 노선을 운항하게 된다. 
 
홍해 사태
'제미니 동맹' 결성 소식은 최근 글로벌 해운사들이 홍해 사태로 인해 운항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와중에 전해진 것이다. 작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친이란, 반이스라엘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근처에서 상선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공격을 가함에 따라 해운사들은 홍해~수에즈 운하 항로 운항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아시아~유럽 노선 및 아시아~미국 동부 노선을 운항하는 해운사들은 최단코스인 홍해~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대신 저 멀리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운항 시간이 최대 2~3주간 늘어나게 되고 운항 품질 역시 문제가 되는 모습이다.

다만 하팍로이드의 얀센 CEO는 기자들과 통화에서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에 대한 대응은 이번 동맹 결성에 있어 고려 요인이 아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머스크의 요한 시스고르 최고품질책임자(CPO)는 수에즈 운하가 '제미니 동맹'이 개시되는 2025년 2월이면 정상 운행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그렇지 않다면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FT에 전했다.
 
세계 해운업계 지각 변동 전망
한편 '제미니 동맹' 결성으로 인해 세계 해운업계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해운 동맹 '디 얼라이언스'의 경우, 하팍로이드가 탈퇴하게 되면 한국의 HMM, 일본의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대만의 양밍 등 3곳만 남게 된다. 

FT가 해운정보업체 알파라이너 정보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들 3곳의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 점유율은 총 11.6%에 지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영국 해운조사업체 드루리 쉬핑 컨설턴츠의 사이몬 히니 선임 매니저는 "그들이 무얼 할 수 있겠나?"라며 "그들은 이전처럼 (동맹을) 지속할 규모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는 하팍로이드의 동맹 변경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며, 2025년 이후에도 "폭 넓고, 높은 품질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주요 해운 동맹으로는 프랑스의 CMA CGM, 중국 원양운수집단(코스코) 및 대만 에버그린이 참여하고 있는 '오션 얼라이언스'가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들의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 점유율은 29.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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