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유해진 채권단 분위기…태영 '반대매수청구권 직접 인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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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4-01-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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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짜 계열사 SBS 주식 담보 선언 고무적"

  • 버티기 행보에 이미 등돌린 여론도

  • "반대매수청구권 직접 인수시 워크아웃 순탄"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가 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서 발언하는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사진연합뉴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가 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태영그룹 측이 티와이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한 추가 자구안을 다짐하면서 다소 유해진 분위기가 채권단 내에서 감지된다. '필요시'라는 전제를 달고 구체적 지원 규모 등이 담기진 않았지만 채권단이 원했던 태영 오너 일가의 추가 사재 출연과 주요 계열사인 SBS 주식 담보 논의 등이 포함되며 톤이 조금은 달라진 모양새다. 

금융권은 추후 태영이 '워크아웃 반대매수청구권' 직접 인수를 확정해 채권단 마음을 추가로 녹일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 내 진정성을 의심하는 여론도 여전히 상존해 반대 채무를 떠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워크아웃 개시가 순탄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번 추가 자구안 내 타와이홀딩스 계열사인 SBS 주식 담보 논의가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앞서 태영그룹 측이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SBS 지분을 조금도 내놓지 않기로 하면서 관련 비판이 거셌다. 태영건설을 버리더라도 주력 계열사인 SBS를 살리기 위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일부를 티와이홀딩스에 선투자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강석훈 회장도 이날 열린 '신년 금융 현안 간담회'에서 "SBS 지분을 담보로 하는 방안이 자구안에 포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자력이 있는 대주주가 워크아웃 중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여기에 시장 안팎에서 거론되던 3000억원 규모 사재 출연만큼은 아니지만 티와이홀딩스 주식 등을 활용한 사실상 추가 사재 출연 결정에 일부 희생을 감내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전까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등 사주 일가가 출연한 사재는 총 484억원이었다. 태영 측이 채권단에 밝힌 기존 자구안과 중복되는 금액 등을 빼면 실제로는 68억원가량으로 평가됐다. 

추가 자구안 발표 이후 산은은 채권자 대표 입장문을 내고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과 계열주 책임 이행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계열주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태영건설이 반대매수청구권을 직접 인수할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워크아웃 반대매수청구권을 직접 인수하라고 태영 측에 요청한 바 있다. 반대매수청구권은 반대 채권자가 자신이 보유한 채권액을 찬성 채권자에게 매수해 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통상 반대매수청구권 요청이 있으면 워크아웃에 찬성한 채권자가 반대 채권자에게 청산가치에 준하는 채권액을 지급해 채권을 회수한다. 아울러 찬성채권자가 반대채권자와 합의하면 해당 기업 또는 제3자가 반대채권자의 채권을 매수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태영 측이 워크아웃 신청 초반 기본 이행 원칙을 지키지 않고 대통령실까지 나서 태영 오너 일가를 압박한 데 따른 추가 이행안(案)들이어서 진정한 의미의 자구 의지가 보이지 않다는 지적도 여전한 상태"라며 "태영이 워크아웃에 반대하는 채권자의 채무를 떠안는 모습을 보여줘야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권자들에게서 워크아웃 찬성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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