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폭탄 테러로 100여명 사망…중동 반미정서 '들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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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4-01-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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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IS 소행에 무게 "이스라엘 배후 징후 없어"

  • 이란 군중 "미국·이스라엘에 죽음을"

  • 이란 지도자들 '복수' 다짐

3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820㎞가량 떨어진 케르만시의 한 병원 마당에 폭발 피해자의 가족들이 모여 있다사진A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820㎞가량 떨어진 케르만시의 한 병원 마당에 폭발 피해자의 가족들이 모여 있다. [사진=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이란 혁명 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100여명이 사망한 가운데 중동 내에서 반미·반이스라엘 정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는 징후는 없다며,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의 소행에 무게를 뒀다. 그럼에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폭발하던 반미 정서가 이번 사태로 더욱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2시께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820㎞가량 떨어진 케르만주의 주도 케르만시 순교자 묘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무덤을 중심으로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2차례 폭발이 발생해 100여명이 사망했다. 기념 행사가 시작한 지 20여분 만에 첫 번째 폭발물이 터졌다. 그리고 10여분 후에 두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 
 
이란 보건부 장관은 이날 국영 TV에서 사망자 수가 기존 103명에서 감소한 95명이라고 정정했다. 부상자는 211명이다. 이 인명피해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벌어진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현재까지 테러의 배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IS 소행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온라인 대언론 브리핑에서 "그것은 테러 공격이자, 우리가 과거에 보았던 IS의 행동 양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번 폭발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번 폭발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이 그렇다고 믿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폭발과 관련해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IS는 그간 이란을 대상으로 한 다수 테러의 배후를 자처해왔다. 2017년 이란 의회와 이맘 호메이니 영묘를 대상으로 한 폭탄 공격, 2022년 이란의 시아파 사원 공격 등은 모두 IS가 스스로 나서서 본인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란 당국은 공식적으로 테러 배후를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에스마일 카니 이란 쿠드스군 최고사령관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과 미국의 요원들"에 의해 테러가 자행됐다고 말했다.
 
이란 지도자들은 복수를 다짐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가증스럽고 비인도적인 범죄"라고 규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사악하고 범죄적인 이란의 적들이 또 재앙을 일으켰다. 이런 재앙은 반드시 가혹한 대응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줄곧 이스라엘과 미국이 반이란 무장세력을 지원한다고 주장해 온 점에 비출 때 '이란의 적'은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 언론은 밤에 묘지에 모인 군중들이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을 외치는 모습을 방영했다. 러시아와 터키 등은 이번 공격을 규탄했다.
 
한편, 2020년 미국과 이란은 전면전 양상을 보인 바 있다. 그해 1월 3일 미국의 바그다드 공항 드론 공격으로 솔레이마니가 사망하고, 이란이 미군 주둔 이라크 군사기지 2곳에 보복 공격에 나선 영향이다. 이란에서 국민적 추앙을 받았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하메네이의 심복이자 2인자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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