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펀드 시장, 신규 설정액 줄었지만 ETF 덕에 100조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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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4-01-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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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형·금리 ETF가 성장 견인… 2024년 액티브 ETF 중심 성장 지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펀드 시장에 2023년 한 해 신규 설정된 펀드 원본 액수나 순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크게 줄었지만, 누적된 펀드 규모는 13% 가량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테마 종목으로 자금이 쏠리는 주식처럼 ‘주식형 펀드’에도 일부 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였고 주식형 펀드 비중이 국내보다 미국서 큰 편으로 파악됐다.

3일 한국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국내 신규 설정된 펀드의 원본 액수는 58조7783억원으로 2022년 71조5342억원에서 18%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신규 설정된 펀드의 순자산총액 변화도 비슷하다. 다만 기존 펀드 설정액을 포함하면 전체 시장 규모는 100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증권이 지난달 발간한 펀드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펀드시장은 투자자들이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높은 관심을 보여 대폭 성장했고 MMF로 대규모 자금이 몰려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온라인을 통한 개인투자자 펀드 투자, 연금 펀드, 목표 전환형 펀드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3년 연초 이후 전체 설정액은 혼합형을 제외한 모든 펀드 유형이 증가를 보여 총 111조8690억 증가해 전년말 대비 13.4% 성장한 945조원을 기록했다”면서 “국내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638조, 해외 투자 펀드 규모는 307조로 전년말 대비 국내 비중이 1.9%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공모형 국내 채권형 펀드 규모가 연초 기관의 자금 집행과 채권형 ETF 등으로 자금 유입을 받아 연초 이후 11조6659억원 증가했다. 회사채권 유형을 제외한 모든 채권 유형에 큰 증가세를 기록했고 초단기채권 유형은 채권시장 약세에도 꾸준히 증가를 기록했다.

주식형 펀드 세부 유형 중 주가 지수 흐름을 추종하고 장기 투자로 변동성이 적게 운용하는 ‘인덱스주식섹터’ 유형과 적극적인 투자 운용으로 수익성을 추구하는 ‘액티브주식섹터’ 유형이 연초 이후 대폭 주가 상승세를 보인 이차전지, IT, 반도체 업종 관련 섹터의 펀드를 중심으로 각각 28%, 48%, 26% 상승했다.

오 연구원은 “2020년 코로나 이후 채권금리는 재정정책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2024년 채권금리 안정화 기대감이 상당하나 미국과 한국 등 상당수 국가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재정지출을 크게 줄이긴 어렵다고 판단해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완전히 사라지기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그릴 것이고 올해 높은 성장세를 보인 국내 ETF 시장은 2024년에도 다양한 투자 테마 ETF, 액티브 ETF 중심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 영역도 일부 회복을 보이며 사모 펀드와 해외 펀드도 2023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금리·채권형 ETF가 2023년 한 해 인기를 휩쓴 인기 펀드상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설정액 순증 규모가 큰 펀드의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금리와 채권형 ETF가 차지했고, 2023년 설정액 순증 규모 7위에 드는 펀드 중에서 6개가 금리와 채권 관련 펀드였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경향에 대해 “안전자산 선호와 금리 인상 막바지에서 채권 차익 기대 심리가 커진 영향이 크다”면서 “2020~2021년은 리버스마켓 유형, 2022~2023년은 채권형 상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았고 2015년 이후 주식형 펀드가 연간 설정액 순증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주식 펀드는 주식시장처럼 이차전지와 반도체 분야에 자금이 집중됐다. 김 연구원은 “2023년 주식시장은 섹터별, 테마별 차별화가 진행돼 투자장의 테마 투자 선호 현상이 강해졌고 수익률도 테마형이 포함된 국내 인덱스주식 유형(29.4%)이 국내 액티브주식유형(19.9%)보다 9.5%포인트 높았다”고 했다.

유안타증권은 2022년에 주식과 채권이 모두 약세를 보였으나 2023년은 채권형과 주식형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펀드가 공통적으로 해외 펀드보다 연간 수익률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미국서 자금 유입 규모가 컸던 7개 펀드 중 주식 펀드는 2개뿐”이라며 “2023년 미국 펀드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펀드 투자를 크게 늘렸다”고 했다. 이어 “미국 주식시장 강세가 미국 주식펀드 선호를 강화했다”며 “올해도 미국 주식 선호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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