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군 지휘통제체계(C4I) 이상 의혹을 담은 공익제보가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 출범 초기 전달됐는데도 무려 4개월이 지나서야 사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가 경찰청에 정식 고발장을 제출한 당일 특검은 사건을 접수해 담당 특별검사보를 배정했다.
27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현석씨는 특검 출범 초기인 지난 3월부터 비상계엄 때 위성 위치보고장비(PRE) 미사용과 군 지휘통제체계 이탈 정황 등 의혹을 수사해 달라면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특검 측은 해당 제보에 대해 "특검보 회의에서 논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수사에 관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자 김씨는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도 해당 자료를 전달했고,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에도 같은 내용으로 제보했다.
김씨는 지난 20일 경기 과천시에 있는 종합 특검 사무실을 찾아 직접 증거 자료를 내려고 했지만, 접수 절차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지면서 결국 제출에 실패했다. 사무실에서는 국가수사본부가 이미 관련 내용을 수사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접수가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이 이어졌고, 접수 기록을 남겨 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특검 측은 이후 우편으로 자료를 제출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퀵 배송을 통해 자료가 도착한 21일에도 사건은 곧바로 접수되지 않았다.
그러다 상황이 바뀌었다. 김씨는 24일 경찰청에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군형법상 반란 혐의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전자 접수했다. 김씨는 PRE 미사용 정황과 특수전사령부 관련 자료, 통신 이력 등을 근거로 수사를 요청했다.
특검 공보실은 같은 날 오후 5시께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료 설명을 요청했다. 김씨는 간략하게 설명한 후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자신뿐"이라며 다시 한번 자료 제출 의사를 밝히고, 조속한 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씨는 특검 측으로부터 "시간이 없고, 김정민 특검보가 우편을 아직 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 이에 김씨는 "출범 초부터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고, 특검보 회의에서도 논의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항의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뒤 특검은 해당 사건을 정식 접수하고, 군 수사 담당 김정민 특별검사보에게 배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30년 가까이 군 통신체계 개발에 참여한 민간 엔지니어로 비상계엄 후 기술 지원 과정에서 일부 계엄군이 PRE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군 관계자들의 설명과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실과 특검 등에 공익신고했지만, 오히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국수본에 피의자로 입건돼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한 의원실이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사건 검토 목적으로 내란 특검에 김씨의 증거 자료를 넘겼지만, 특검이 미처 수사를 완료하지 못한 채 기한이 만료됐다. 이에 따라 국수본으로 이첩된 증거 자료는 되려 김씨가 수사받는 상황이 됐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에 대한 공익신고자 보호 조치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청하고, 종합 특검과 국수본에 PRE 미사용 지시 경위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씨는 "처음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한 지 5개월이 다 됐고, 직접 찾아가서도 접수를 시도했는데 사건이 늦게 접수됐다"며 "지금이라도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군 지휘체계가 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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