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경기 침체에…'55조' 금융권 '해외 대체 투자' 손실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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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12-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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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해외 부동산 펀드, 내년 '2500억원' 만기…원금 손실 위험

  • 보험사도 리스크 노출…공실률 높은 북미 오피스 투자 대부분

  • "해외 주요국, 부동산 급격한 조정국면…대손충당금 적립 필요"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글로벌 부동산 경기 침체로 55조원에 달하는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손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은 내년 2500억원대의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 부문에서, 보험사들의 경우 해외 오피스 투자 비중이 높아 관련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부동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규모는 총 55조8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관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오피스 공실률이 증가했고,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투자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국내 은행들은 해외 부동산 펀드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부동산 펀드 판매 잔액은 총 7531억원 규모다. 이 중 내년 상반기 도래 규모는 1061억원, 하반기에는 그보다 더 많은 1510억원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투자금을 모아 해외 상업용 부동산 지분을 취득하거나 소유권을 확보한 뒤 임대 수입으로 배당금을 지급한다. 그리고 만기 도래 전 자산을 매각해 최종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만일 부동산을 사들인 가격보다 파는 가격이 더 낮은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만기 도래 전 자산을 매각할 수 없을 경우에는 추가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권은 보험사들도 해외 부동산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해외 오피스 투자 비중이 높아 관련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잔액은 26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해외 대체투자 자산 중 30%에 달하는 규모다. 보험사들의 해외부동산 용도별 투자 현황을 보면 오피스 비중이 37%로 가장 높았고, 기타 상업용 시설이나 복합시설 비중은 각각 23%, 19%로 집계됐다. 

보험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도 관련 우려를 키우는 이유로 꼽힌다. 보험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 지역별 비중은 북미 67%, 유럽 14%, 아시아 4%, 기타 14%였다. 한국신용평가는 미국 오피스 공실률이 2019년 12월 말 13.4%에서 2023년 6월 말 20.6%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권은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연체 발생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순위별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 중 선순위 비중이 다소 낮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은 선순위 32%, 중순위 26%, 후순위 등 기타 42%로 구성돼 있다. 선순위성 투자는 손실이 발생했을 때 주주들의 자금 조달이 먼저 이뤄지는 투자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주요국들이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급격한 조정국면에 들어서면서, 관련 투자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중소사들의 부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미리 대손충당금을 충분하게 적립하는 등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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