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자의 食슐랭] "미국 유명버거 헤쳐모여" 강남 버거대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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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3-1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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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 속속 모여들며 '강남 버거거리' 형성

  • 올해 장사 승자는?...파이브가이즈, 월매출 12억원 돌파 '이례적'

  • 슈퍼두퍼는 월매출 3억~4억원 수준...쉐이크쉑은 '비공개 원칙'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강남이 미국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인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쉐이크쉑이 강남역으로 모여들며 '버거거리'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들 브랜드는 도보 5분 거리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 집 건너 버거집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두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건물 간 최단 거리는 160m에 불과하다. 이들 브랜드 중 올해 가장 장사를 잘한 곳은 한화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로 파악됐다. 지난 3분기 월 평균 매출이 12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파이브가이즈 1호점 매장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서울 강남에 위치한 파이브가이즈 1호점 매장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강남 버거대전' 올해 승자는 파이브가이즈...월매출 12억원 '훌쩍'
7일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까지) 파이브가이즈의 월 평균 매출(30일 기준)은 12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하루 매출로 따지면 4300만원인 셈이다.

지금까지 수제버거 브랜드가 단일 매장에서 월 평균 매출 10억원을 달성한 곳은 고든램지버거가 유일하다. 고든램지버거는 지난해 1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이후 '오픈런'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고든램지버거의 대표 메뉴의 가격이 3만원대다. 이를 감안할 때 1만원 중반대부터 시작하는 파이브가이즈가 더 많은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현 추세라면 파이브가이즈의 연매출은 1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서, 15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야말로 국내 버거 업계의 신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 서울에 파이브가이즈 2호점을 오픈한 만큼 매출 성장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현대 서울에 문을 연 2호점도 현재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매일 방문객이 2000명 이상, 일평균 햄버거 판매 수는 2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6월 개점 이후 거둔 첫 성과다. '개점 효과' 덕도 있지만, 그 뿐만은 아니란 의견이 우세하다. 파이브가이즈의 고유의 맛을 제대로 구현해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본사의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까다로운 원산지 선별 작업을 거쳤다. 

파이브가이즈 흥행의 일등공신인 김동선 전무다. 파이브가이즈는 김 전무의 첫 작품이다. 한화갤러리아 법인 분리로 홀로서기를 한 뒤 추진한 야심작인 파이브가이즈가 흥행에 성공하자 김 전무도 승승장구 중이다. 김 전무는 지난달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상무로 승진한 지 2년여 만에 부사장까지 오르는 초고속 승진이다. 부사장에 오른 주요 이유는 한화갤러리아의 차세대 먹거리인 파이브가이즈의 흥행이 꼽힌다.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출점에도 속도를 낸다. 내년 상반기 중 3호점을 개점한 뒤 4호점 오픈도 계획하고 있다.
 
슈퍼두퍼 강남점 전경 사진bhc
슈퍼두퍼 강남점 전경. [사진=bhc]
슈퍼두퍼, 日매출 1000만원...'매출 비공개' 원칙 세운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에 이은 매출 2위 점포는 bhc그룹의 슈퍼두퍼 강남점이다. 슈퍼두퍼 강남점은 파이브가이즈 입점 건물 인근에 자리한다. 두 매장 간 거리는 286m에 그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인 슈퍼두퍼는 지난해 11월 국내에 상륙했다. 슈퍼두퍼도 개점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오픈 2주 만에 버거 메뉴 2만여개를 판매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루에 1429개를 판매한 셈이다. 

이달 기준 강남점의 월 평균 매출액은 적게는 2억7000만원에서 많게는 3억원에 달한다. 오픈 3개월 동안에는 하루 평균 1500만원의 매출고를 올리기도 했다. 월 매출로 따지면 4억5000만원에 달한다. 연간으로는 강남점에서만 54억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슈퍼두퍼는 파이브가이즈, 쉐이크쉑과 비교하면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는 다소 경쟁에서 밀린다. 하지만 맛과 품질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bhc는 육즙이 가득한 패티와 스페셜 메이드 번으로 만든 슈퍼두퍼만의 수제버거로 샌프란시스코 맛을 선사함과 동시에, '슬로우 푸드' 가치라는 브랜드 이념을 살렸다. 실제 슈퍼두퍼의 본연의 맛 구현을 위해 미국 현지 비프 패티 원료육을 그대로 사용했다. 또 bhc 연구개발(R&D) 연구원이 직접 미국 현지 패티 공장을 방문해 패티 가공 기술을 전수받기도 했다.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전경 사진SPC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전경. [사진=SPC]
반면 쉐이크쉑은 현재 ‘실적 비공개 원칙’을 세우고 매출, 방문객 수 노출을 꺼리고 있다. 우리나라에 ‘오픈런’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그 위상이 예전만 못하자 비공개 모드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쉐이크쉑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로, 진출 초기 인기는 가히 신드롬에 가까웠다. 1호점인 강남점 개점 당시 연일 오픈런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매장 앞에는 대기 고객들이 길게 늘어섰다. 개점 이후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평일에도 평균 2~3시간 이상 대기 시간이 발생할 정도였다. 

하지만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이 강남역에 모여 들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최근에는 쉐이크쉑 강남대로점만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강남 상권에 강남대로점과 강남스퀘어점 2개점이 자리해 고객이 분산된 영향도 있지만, 2016년 진출해 출점 7년차인 쉐이크쉑의 버거 맛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방문 횟수를 줄인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햄버거의 주고객층은 대체로 10~20대로,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데다 호기심도 많아 생소한 브랜드를 경험하는 데 주저함이 없기 때문이다.

쉐이크쉑은 ‘강남 버거경쟁’에서 다소 밀린 듯하자 지난 10월 1호점인 강남점 건물을 비, 김태희 부부의 건물로 옮기며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파이브가이즈 건물 주변으로 매장을 위치시켜 버거거리 중심부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또 지난 1일 파리크라상에서 법인을 분리해 '빅바이트컴퍼니'를 설립했다. 파리크라상의 100% 자회사인 빅바이트컴퍼니는 쉐이크쉑의 한국 사업을 맡아 운영하게 된다. 

SPC 측은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프리미엄 버거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쉐이크쉑은 전국적으로 27개 매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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