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국내 '리쇼어링' 선택 기업, 경제 기여도 낮고 고용창출 효과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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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 기자
입력 2023-1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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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 국내 다국적 제조기업 1200곳 분석

  • 노동시장 변수, 투자 결정 유의미한 관계

  • "국내 투자에 관한 인센티브 강화 필요"

정성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22일 KDI FOCUS 리쇼어링 기업의 특징과 투자의 결정요인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개발연구원
정성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22일 KDI FOCUS '리쇼어링 기업의 특징과 투자의 결정요인'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개발연구원]
국내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했던 기업이 국내에 복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의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KDI 포커스 '리쇼어링 기업의 특징과 투자의 결정요인'을 통해 "현재 국내로 되돌아오는 '유턴기업' 지원정책은 대기업이 해외공장을 철수하고 국내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실제로는 글로벌 경쟁력이 약하고 상대적으로 영세한 기업들이 리쇼어링을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외 생산활동을 일정 부분 축소하고 동일 활동에 대한 국내투자를 시행한 기업을 '유턴기업'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공급망 핵심품목에 한정해 해외생산 축소 요건을 면제했다. 선정된 기업은 137곳이다.

모수가 작은 만큼 KDI는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를 활용해 국내 다국적 제조기업 1200곳의 2010년대 투자 유형을 분석했다. 투자 유형은 국내와 해외 모두 투자를 확대하는 '확장', 국내 투자를 회수·유보하고 해외에 투자하는 '오프쇼어링', 해외 투자를 회수·유보하고 국내에 투자하는 '리쇼어링', 국내·해외 모두 투자를 유보·회수하는 '유보·축소'로 나뉜다.

분석 결과 확장형 투자를 했던 기업의 40.4%는 3년 뒤에도 확장형 투자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리쇼어링을 한 기업이 3년 후에도 리쇼어링을 하는 경우는 39.7%, 유보·축소형 투자를 진행하는 경우는 29.6%에 달했다. 이는 리쇼어링 기업들의 경쟁력이 중장기적으로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는 리쇼어링 기업의 특성에 따른 것이다. 네 투자 유형의 기업 중 리쇼어링 기업은 기업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노동집약도는 높다. 보유한 해외 자회사도 상대적으로 적어 경제에 대한 기여도도 낮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리쇼어링 기업들의 고용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분석 기간 기업의 국내 복귀에 따른 순투자액 대비 순고용은 투자액 10억원당 1.1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확장형 기업의 순고용 1.32명보다 낮고 해외 자회사가 없는 순수 국내기업의 순고용인 2.48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투자 유형 선택과 관련한 기업의 내·외부 요인을 살펴보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맺는 변수는 노동시장과 관련된다. KDI는 해외 노동비용이 1% 늘어날 경우 오프쇼어링보다 리쇼어링을 선택할 가능성이 91%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국내 최저임금이 1%포인트 올라가면 리쇼어링 선택 가능성을 9%, 확장형 투자 선택 가능성을 20% 낮춘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성훈 연구위원은 "리쇼어링 하는 기업은 주로 상대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약한 기업이 많고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고용 촉진을 이유로 유턴기업 지원을 합리화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 국내에 생산 기반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유턴기업 지원제도를 반길 기업은 해외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기업일 확률이 높다"면서 "리쇼어링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국내 투자에 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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