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키움증권·카카오 줄줄이 '경고장'....과거 주주권 활동보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수영 기자
입력 2023-11-07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이달 들어 일부 기업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줄줄이 변경하면서 주주활동 강화를 예고했다. 앞서 보유 목적을 변경한 기업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달 보유 목적이 변경된 곳은 최근 리스크가 불거진 기업들인 만큼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기대된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일 CJ대한통운, 카카오, 키움증권, 현대로템, BNK금융지주, 카카오페이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자본시장법에선 기관투자자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권 영향 등 3가지로 나눠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단순투자는 의결권 등 주주로서 지분율과 무관하게 보장되는 권리만 행사하는 것에 해당한다.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은 없지만 위법행위를 한 임원에 대한 해임, 배당 확대, 정관 변경 등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상향한 상장사들은 대부분 논란을 겪은 곳들이다. 카카오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올해 2월만 해도 7만원을 넘었던 주가는 지난달 27일 3만7300원까지 내려가면서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 안도감에 최근 상승세를 보이자 사법 리스크에 시달린 개인은 '국민주'인 카카오를 내다팔며 탈출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도 주요 계열사인 경남은행에서 횡령이 발생했고 키움증권은 올해 두 차례나 주가 조작 사건에 휘말리면서 리스크 관리 부실을 지적받고 있다. 국민연금 측 보유 목적 변경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불확실하지만 이후 키움증권은 황현순 대표이사를 경질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연금은 지난 10월에도 삼성증권, 크래프톤, 아모레퍼시픽,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이에 향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에 따라 주주권 활동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KT 이사회에서 연임이 승인된 구현모 전 대표이사에 대해 연임을 반대하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구 전 대표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2021년 11월 KT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한 뒤 아직 동일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또 지난해 6월 에스엠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 목적으로 변경한 뒤 올해 열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보수 한도 수준이 과다하다며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에 대해 반대했다. 지난해 3월 열린 효성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효성 부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횡령·배임 등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고 과도한 겸임 문제도 있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보유 목적을 변경했다고 공시한 곳은 최근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졌던 기업"이라며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한 것은 더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