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톡] 쇼핑몰 분양사기 맡아 '부동산 해결사'로…"층간소음 때 임차인에 '계약해지권' 줘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남가언 기자
입력 2023-11-05 14:2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제공부종식 변호사
부종식 법무법인 라움 대표변호사 [사진제공=부종식 변호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공동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의 정지를 청구할 수 있고 심지어 사용금지, 경매까지 청구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정이 있는데 층간소음에도 이 규정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층간소음이 심한 걸 모르고 입주했다가 고통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주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층간소음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0년째 부동산 분야, 특히 그중에서도 집합건물과 재개발·재건축에서 전문성을 갈고 닦아 온 부종식 법무법인 라움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37기)는 층간소음 해결책을 이같이 제시했다.

층간소음 문제가 이웃 간 다툼을 넘어 폭력과 살인 등 강력범죄로까지 이어지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공동주택 사용 승인 전에 층간소음 차단 여부를 확인하는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를 도입했다. 500가구 이상 규모 공동주택의 경우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층간 소음문제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층간소음 방지를 강제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게 부 대표의 지적이다.
 
부동산은 '주거'와 연관…의뢰인 손해 최소화가 관건
그는 2018년부터 어쏘변호사(소속변호사)들과 법무법인 라움을 설립해 대표변호사로 있으면서 집합건물, 재건축 등 부동산 분야를 전문으로 삼아 입지를 다져왔다. 현재는 집합건물, 재건축조합 등 200여 곳 이상 자문변호사를 맡고 있고 한국집합건물진흥원 법률위원회 위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부 대표가 처음부터 부동산을 전문분야로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동대문 쇼핑몰 분양 사기로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 유가족을 대리해 사기범을 고소하고 실형을 이끌어 냈다. 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 대표는 쇼핑몰 소유자를 많이 알게 됐다. 그들의 소개로 하나둘 쇼핑몰 자문과 소송을 이어서 하다보니 부동산, 그중에서도 특히 집합건물 분야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부 대표는 부동산 사건을 맡을 때마다 의뢰인의 삶의 터전인 '주거'와 관련돼 있다는 점을 항상 인지하고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파트 같은 경우 대부분 재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여기서 손해를 보게 된다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의뢰인의 손해를 최대한 줄이는 게 가장 핵심"이라며 "부동산 소송은 대부분이 전부 이기거나 전부 지는 등 양단의 소송이 많아 합의나 조정으로도 많이 종결된다는 점이 다른 분야 소송과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순살아파트·전세사기 문제, 정부 차원 강력 대처 필요"
 
사진제공부종식 변호사
부종식 법무법인 라움 대표변호사 [사진제공=부종식 변호사]

그는 과거에는 국가 개발정책 기조에 따른 토지수용보상 소송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대지 및 건물보상 △대형유통상가의 임대분양과 같은 특수한 임대차 분쟁 △오피스텔·분양형 호텔·생활숙박시설과 같은 집합건물 분쟁이 많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부 대표는 "과거 대형쇼핑몰이나 유통상가를 중심으로 임대 분양 형식의 분양 사기 사건이 많이 일어났다면 이제는 분양형 호텔이나 생활숙박시설로 사기 사건이 넘어오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일명 '순살아파트', 전세사기 등 부동산 관련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 대표는 "순살아파트의 경우 감리 부분에 있어서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문제인데,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며 "전세사기는 국가에서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부동산 시세 공표 등으로 신뢰할 만한 정보를 공개하고 충분한 주거를 공급함으로써 부동산을 통한 부의 축적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넓게'보다는 한 분야 집중이 전문성 강화에 도움"
부 대표는 부동산 분야만 10년째 맡아온 '베테랑'이지만 관련 학회에 참여해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소속 변호사들과도 매주 1회 이상 판례연구 모임을 하고 있다. 그는 부동산을 전문 분야로 삼고 싶은 후배 법조인들에게 부동산 중에서도 특수 분야를 정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부동산' 하면 토지나 건물 문제만 생각하기 쉽지만 상가나 오피스텔, 아파트, 생활형숙박시설과 같은 특수한 형태의 부동산 등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부동산 개발, 시행 및 재개발·재건축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며 "이를 폭넓게 접근하고 다뤄보려는 것보다는 이 중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사건을 맡아 부동산 내 특수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외에도 지속적으로 학계와의 교류, 스터디 등을 통해 전문성을 높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