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사태로 키움증권 손실 눈덩이…국민연금·소액주주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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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레 기자
입력 2023-10-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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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 모습 사진키움증권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 모습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서 키움증권에 투자한 국민연금과 4만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질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만4000원(23.93%) 하락한 7만6300원으로 이날 정규 거래를 종료했다.

키움증권이 지난 20일 발표한 대규모 미수금 발생 공시가 주가 폭락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 규모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키움증권의 대응이 늦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영풍제지를 올해 두 차례나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호재성 공시나 재료 없이 최근 1년 간 주가가 600% 가까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은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영풍제지에 대한 미수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했다. 반면 다른 대형 증권사들은 미수거래를 차단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17일과 27일에 증거금률 100%로 상향 조정했고 삼성증권과 KB증권은 4월27일과 5월2일에 올렸다. 이에 따라 주가조작 계좌 상당수가 키움증권을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꿎은 피해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가 보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키움증권의 지분율은 10.35%(271만2418주)다. 오늘 하루에만 주가가 주당 2만4000원 폭락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국민연금의 본 평가 손실은 650억원을 넘어선다. 키움증권의 주가가 한 차례 더 20% 이상 빠질 경우 평가 손실액은 10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7년 이후 지분율을 매년 10% 이상 유지했다. 2015년 키움증권의 신용등급이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높은 'AA-' 등급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의 투자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는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고 신용평가사도 신용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예고했다.

삼성증권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KB증권은 13만원에서 12만3000원으로 내렸다.

이규희·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사태와 관련해 미수금 관련 확정손실 규모 및 실적저하 여부,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시스템의 체계화 여부, 평판 하락에 따른 영업기반 훼손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필요 시 신용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 주식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은 4만92명이다. 이달 10일 키움증권이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15% 이상 급등, 10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재 주가인 7만6300원보다 29%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회계 처리가 어떻게 되든 올해 연간 컨센서스(예상치)인 세전이익 9549억원의 약 52%에 달하는 금액이 미수금으로 발생했다"며 "주가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타사와 달리 키움증권에만 집중되는 이슈로 드러날 경우 내부통제에 대한 문제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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