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20개월째…"'보호주의의 진영화' 뚜렷해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서 기자
입력 2023-10-20 16:1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KIEP, 세계지역연구 학술대회 개최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0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보호주의의 진영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양희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20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서울시 서초구 엘타워에서 진행한 '2023 KIEP 세계지역연구 학술대회-경제안보시대의 지정학과 글로벌 대응과제'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 따른 글로벌공급망 재편에 대한 고찰'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국가별 대러사업 재편 실태를 통해 가치와 이념에 기반한 분화 일색이 아닌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분화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러·우 전쟁 이후 현재의 세계 경제질서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신냉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대 변수로는 정부 간 관계를 꼽았다. 대러 경제제재 속에서 제재들의 조화와 협력이 미흡해 실효성 제고가 급선무이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된다는 것이다. 서방의 대러제재에 맞선 러시아의 보복 조치로 인한 복잡한 상쇄 작용이 이뤄지고 대러제재의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중앙아시아 등 비서방의 존재도 중요한 변수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도 중요하다. 정부 간 관계와는 별개로 독자적인 기업의 이윤추구 동기에 기반한 선택지도 해외기업의 대러사업 재편 여부를 가른다. 일례로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대러 경제제재에도 자국 기업은 우회 수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러시아가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 에너지와 방산 등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기업과 기업 간 관계도 중요하다. 이윤추구에 기반해 움직이는 기업의 생태상 러시아 내 경쟁자가 사라질 경우 정부 입장과 다르게 움직일 유인이 적다는 것이다. 사기업의 탈러시아를 압박하는 제3의 행위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 교수는 "러·우 전쟁을 계기로 대(對)러사업 재편은 보호주의의 진영화와 GVC(글로벌 가치사슬) 심화의 시각에서 보는 것이 설명력을 지니고 있다"며 "기존에 러시아가 참여해 왔던 GVC의 대대적인 재편이나 세계시장의 분단이 아닌 다양한 가치사슬로 분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 20일 2023 KIEP 세계지역연구 학술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 20일 '2023 KIEP 세계지역연구 학술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편 이날로 10회를 맞은 학술대회는 KIEP와 지역연구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것이다. 행사에는 이시욱 KIEP 원장과 박지형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등 150여명의 세계지역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새롭게 재편된 세계질서 속에서의 지정학적 과제와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시욱 KIEP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경제 안보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새로운 연대와 경쟁을 구상하면서 글로벌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경제 안보 시대에 적극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와 지혜를 모으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