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새로운 이슈 없이 김동연 존재감 드러난 경기도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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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강대웅 기자
입력 2023-10-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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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신과 철학을 미래 비전으로 피력...성공적 국감 마무리 평가

  • 기회 소득, 기본 소득과 차별화 부각...적극적인 답변으로 설득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
‘무딘 창(槍)과 견고한 방패(防牌)의 대결(?)’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감에 대한 여론은 대략 이랬다. 의원들이 ‘집가벌가(執柯伐柯’) 하는 사이 김동연 지사는 ‘호시우행(虎視牛行)’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경기도 국감은 시작 훨씬 전부터 긴장감이 높았다. 잠룡(潛龍), 광역 자치단체장 중 14개월 연속 지지확대지수 1위, '도정 운영 긍정평가 60%‘라는 김 지사의 무게감이 더해져 도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특히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양평고속도로, 경기국제공항 등 굵직한 현안들로 인해 여당 국회의원들과 김 지사의 날 선 공방도 예상됐다. 아울러 정쟁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깊었다.
 
하지만 국감 첫날, 예상은 빗나갔다. 김 지사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야 의원들 질의에 대해 논리정연한 답변으로 일관, 각종 사안에 대해 새로운 이슈 없이 국감 일정을 소화해 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의원들의 질의가 무뎠던 것은 아니다. 시작부터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해법 등을 놓고 한때 여당 의원과 김 지사 간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그러나 쟁점 대부분이 ’진실게임‘ 성격의 사실 여부 확인이 많았다. 오전 국감만 살펴보아도 여실히 드러난다.
 
여당 의원이 김 지사가 현장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양평 군민의 분열을 조장 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취임 후 4번 양평을 방문했다“며 사실이 아님을 강조하고 문제의 본질은 ”비정상적인 과정으로 등장한 대안 노선인 만큼 원안 노선이 적기에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초 목적 부합', '조속 추진', '주민 숙원·정부 약속 이행' 3가지가 중요하다"며 평소 원안 추진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지원사격을 나선 야당 의원들에게도 명쾌한 답변으로 일관, 호응을 받았다. 특히 민주당 문민석 국회의원이 국토부가 지난 5일 대안 노선이 원안보다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0.1 포인트 더 높게 집계됐다고 발표한 점을 거론하며 “국감을 앞두고 대안이 더 효율적이라는 국토부 발표는 의도적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의에 대한 답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지사는 “국토부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B/C 값이 높고 낮음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본질은 2008년 등장 이후 14년간 단 한 번도 이의 제기가 된 적이 없던 노선에 대해 누가, 왜 대안을 제시했는지 정치권과 언론이 제기한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과 이것이 신속한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원안 추진의 소신을 굽히지 않아서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정부가 원안대로 추진하면 서울-양평고속도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경기도가 직접 추진하겠다고 한 발 더 나가기도 했다.
  
이어진 국감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기본소득, 전세사기, 확장재정, 반도체 메가크러스트 관련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감사와 질의가 있었으나 특별한 이슈 없이 묻고 대답하는 형태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져 당초 긴장감과는 반대로 다소 맥이 빠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선 오히려 김 지사가 더 적극적인 답변에 나서면서 오히려 의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9월 25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 내용을 제시하며 여야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도 구하기도 했다.

반면 기회 소득에 관해서는 기본 소득과의 차별화를 부각하면서 차별 시행을 천명했고, 성남시 등 기초자치단체가 도에서 하는 것과 매칭해서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도가 그것까지 부담하면서 할 생각은 없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
 
아무튼 2000여 건이 넘는 국감 자료를 요구한 경기도 국감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지켜본 도민들은 의원들이 생각만큼 준비를 많이 안 한 것 같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감 중간에 여당 국회의원이 '9·19 선언' 5주년 기념행사 등 참석 관련 질의를 하며 김 지사에게 다음 대통령 출마 여부를 묻는 말만 기억에 남는다고 할 정도였으니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만하다.

반면 김 지사는 민감한 부분까지 원론적 입장을 지키면서 소신과 철학을 미래 비전으로, 또 다른 존재감을 나타내며 성공적으로 국감을 마무리했다는 평가이다.

경기도 국감은 오는 23일 국토위 국감이 예고돼 있다. 벌써 이번 국감이 외화내빈(外華內貧)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열리는 다음 경기도 국감은 어떤 평가가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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