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위니아 법정관리에 계열사 줄도산 위기...협력사 밀린대금만 수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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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10-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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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 주력상품 딤채
위니아 주력상품 '딤채'[사진=아주경제 DB]

실적 악화와 대규모 임금체불이 발생한 대유위니아그룹이 줄줄이 법정관리로 넘어가면서 산업계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앞서 회생절차를 신청한 위니아전자, 대유플러스에 이어 가전브랜드 '딤채'로 알려진 위니아도 회생절차에 본격 돌입하면서다. 
 
위니아전자에 이어 위니아까지 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하자 협력사 수백 곳도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건설사, IT에 이어 가전업계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는 '부도 리스크'에 업계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대기업 부도가 협렵사와 하청업체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면 '제2의 IMF'가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회생절차 밟는 위니아, 그룹에서 벌써 3번째···협력사 200여 곳 '발동동'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 주요 계열사인 위니아(옛 위니아딤채)는 지난 5일 36억2574만원 규모 자사 발행 만기어음 부도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같은 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도 신청했다.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중 세 번째 기업회생 신청이다.

위니아는 딤채를 비롯해 전기밥솥(딤채쿡), 주방생활가전(위니아)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중견 가전업체로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6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37억원) 대비 적자가 늘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374%다.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상반기 말) 14억원으로 지난해 말(22억원)보다 36.4% 감소했다.
 
공장이 멈춰서자 협력사 수백 곳도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위니아전자 본사가 위치한 광주에는 1·2차를 합쳐 협력사 200곳이 있는데 수개월째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곳당 수억~수십억 원씩 대금 지급이 밀려 현재까지 협력사들이 받지 못한 납품대금만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부도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도 동요하는 분위기다. 31만명이 운집한 동탄맘커뮤니티에는 "김장철을 앞두고 주말에 딤채냉장고를 주문했는데 부도 뉴스가 떠서 취소했다"면서 "가전은 최대 10년간 AS를 받아야 하는데 부도가 나면 AS를 받을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 임금체불도 문제지만 당장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와 그 협력사 직원들도 고사 위기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뚜렷한 지급 방도가 없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협력사는 물론 각 가정 경제까지 꼬리가 물려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쳤다···계열사까지 신용등급 '줄강등'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된 배경에는 전방사업 악화에 이어 그룹 계열사까지 회생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최근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인 위니아전자(옛 위니아대우)와 통신장비·전기차 충전기 제조·판매업체인 대유플러스도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현재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는 300억원대 임금체불 사태로 구속된 상태다.
 
1974년 대우전자에 뿌리를 둔 위니아전자는 1997년 외환위기를 피하지 못하고 우여곡절을 겪다가 동부그룹(2013년)을 거쳐 2018년 대유그룹을 새 주인으로 맡았다. 한때 '탱크처럼 튼튼한 K-가전'으로 총 매출 중 80% 이상을 글로벌 시장에서 달성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경영 상황이 급속히 악화했다.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계열사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자금 조달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대유플러스 신용등급을 'BB-'에서 'D'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위니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얽히고설킨 실타래 풀 수 있을까···해외 자산, 남양유업 법정공방 변수

대유위니아그룹은 일단 위니아전자 멕시코 공장 매각과 납품대금 강제집행을 통해 꼬인 실타래를 풀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란 다얀가(家) 측에 대한 강제집행을 통해 임금체불 변제에 나선다. 위니아전자는 2009년부터 다얀가 자회사인 엔텍합과 거래해왔는데 2010년께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236억원에 달하는 물품대금을 받지 못했다. 이와 함께 3000억원에 달하는 멕시코 공장도 매각해 계열사에 대한 차입금도 갚을 계획이다. 
 
현재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법정 공방을 진행 중인 2심 결과도 대유위니아그룹 사태 해결에 변수로 꼽힌다. 대유위니아그룹은 2년 전 한앤컴퍼니와 홍 회장 간 분쟁에서 홍 회장 측 우군으로 등판했지만 현재는 홍 회장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소송가액이 64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대유위니아그룹이 승소하면 자금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1심에서 홍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고 아직 2심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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