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거스르는 한국] 주담대 금리 7% 넘는데, 가계대출은 1조 증가...시장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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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09-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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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금리상단 연 7.099%…9개월 만에 최고

  • 정기예금 4% 상품 잇따라 출시…수신경쟁 치열

  • 고금리 장기화 뚜렷한데 대출 증가세 안꺾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긴축 장기화 여파로 최근 국내 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지만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1조원 넘게 또 불어나 금융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에 집중한 정부 정책 대출 상품으로 대출 잔액이 지속해서 늘어난 것인데 본격적인 고금리 시대 도래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4.270∼7.099%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130%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금리 상단이 7.603%인 점을 감안하면 약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긴축 선호)' 기조가 뚜렷해지자 국내 시장금리가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최근 4%대를 넘어섰다. 통상 예금금리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역시 뛰기 때문에 고금리 시대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19개 은행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최고 우대금리가 4%를 넘는 상품은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4.20%), 전북은행 'JB 123정기예금'(4.20%) 등 모두 10개에 이른다.

은행권 수신 금리는 향후 더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판매했던 연 5%대 고금리 정기예금 만기 도래를 앞두고 은행권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수신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 경색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수신 금리 경쟁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고금리 기조와 무관하게 국내 가계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금융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상 고금리 기조가 굳어지면 대출 증가세는 꺾이게 마련인데 국내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21일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539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 대비 1조6419억원 늘었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일 뿐 아니라 20여 일 만에 이미 지난달 증가 폭(1조5912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가계대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담대가 같은 기간 516조8756억원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1조8759억원 증가했다. 금융권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 대출 상품이 가계 대출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연준의 강력한 긴축 의지로 고금리 시대 장기화가 더 명확해졌다"며 "이런 와중에 한국만 가계대출 잔액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 요소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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