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1호는 부담"...투게더아트 증권신고 철회에 '눈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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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3-09-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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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국 금융상품 강조에 신고서 재작성

  • 첫 주자 타이틀보다 경쟁사 탐색 우선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국내 조각투자 1호'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었던 투게더아트가 증권신고서를 철회하며 뒤를 이을 예정이었던 업체들이 신고서 제출을 앞다퉈 미루고 있다. 신고서 철회 시점이 관계사 그림을 시세보다 비싸게 판매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직후라 관련 업체들 모두 증권신고서 ‘첫 주자’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들이 증권신고서 제출을 서로 미루며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투게더아트가 자진 철회한 이후 내용을 보완하겠다는 것이 이유지만 '1호'라는 타이틀보다 경쟁사 증권신고서를 먼저 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투게더아트는 미술 조각투자 업체로 증권신고서를 최초로 제출한 '1호 조각투자 업체'다. 그러나 모회사 케이옥션이 해외에서 사들인 작품을 매입해 조각투자하고 해당 작품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신고서 철회를 선택했다.

한 미술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이옥션에서 매입한 작품과 관련해 적정성 이슈가 있었다”면서 “더 엄격히 보자면 자전거래까지 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신고서를 자진 철회한 것”이라고 했다.

조각투자 업체들은 당초 금융당국이 미술품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겠냐고 예상했지만 금융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맞춰 신고서를 재작성하고 있다.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관계자는 "마케팅 규정, 미술작품 산정 기준, 투자자 손해배상 준비금 등 '미술작품'에 대한 설명이 아닌 '금융상품'으로서 신고 내용을 더 보완하고 있다"며 "조각투자 1호라는 타이틀을 빼앗긴다 해도 신고서를 좀 더 깊이 있게 만들자는 것이 내부 결론"이라고 말했다.

작품 가격 산정 기준에도 객관성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시가감정협회 시세감정, 감정평가법인 등 외부 평가를 통해 적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증권 만기 기간도 3년 이하로 짧게 둬 투자자 수익 실현 시기도 앞당길 계획이다. 

몇몇 조각투자 업체는 발행가액 5%를 투자자손해배상준비금으로 적립해 전체 발행가액의 10~15%를 보유하기로 했다. 일단 발행해서 팔면 끝이라는 '모럴해저드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대부분 업체가 증권신고서 작성 막바지 단계다. 법무·세무·금융 관련 전문가와 함께 내부 태스크포스(TF) 팀까지 꾸려 신고서 완성에 몰두하고 있다. 
 
자료각 미술 조각투자사 자료 취합
자료=각 미술 조각투자사 자료 취합






또 다른 미술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다양한 법무법인을 만나 신고서에 문제가 없는지 자문을 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술 조각투자 신고서는 처음이다 보니 누구도 선뜻 명확한 조언을 주지는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감원은 조각투자 업체들과 증권 신고서 내용에 대해 수시로 소통하며 기준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술시장에서는 해당 신고서 내용이 전혀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금융상품으로 편입된 이상 금융감독원도 더 까다롭게 객관적인 외부 평가와 가격을 기준으로 미술품을 상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술투자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 열매컴퍼니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옥션블루와 테사도 9월 내로 신고서 작성을 마무리해 제출할 계획이다. 모두 예상보다는 신고서 제출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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