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채 금리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물타기 나선 개인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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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입력 2023-08-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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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코스콤, 한국예탁결제원]


미국 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줄줄이 부진에 빠졌다.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면서다. 개인투자자 대부분이 손실을 봤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손절보다 물타기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코스콤 ETF 체크(CHECK)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채권형 ETF 수익률 가운데 장기채 ETF가 하위 5위권을 휩쓸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가 -12.88%로 가장 부진했다. 이어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가 -9.95%로 뒤를 이었다. 이들 ETF는 레버리지 상품인 만큼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지난 22일 나란히 연 저점을 기록했다.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KBSTAR 국채30년레버리지KAP(합성)' 'SOL 미국30년국채액티브(H)' 등도 각각 -8.53%, -6.33%, -6.16%를 기록했다. 이들 ETF 역시 지난 22~23일 줄줄이 연 저점을 썼다.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이 부진한 것은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이 떨어져 ETF 수익률도 내려간다. 금리가 낮아지면 ETF 수익률도 올라가게 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장중 중 4.3%를 웃돌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약 10개월 만에 이를 가뿐히 넘겼다.

개인투자자들은 수익률 하락에도 장기채 ETF를 사들이고 있다. 최근 1개월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484억원,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도 17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도 118억원,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도 68억원 규모를 샀다.

미국 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1개월 동안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저리 불 3X 셰어스' ETF였다.

'TMF'라는 티커가 붙은 이 ETF의 순매수 결제액은 2억1520만 달러(약 2843억원)다. 이 상품은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국 국채 30년물에 투자한다. 장기물 금리가 내려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그에 해당하는 차익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금리가 급등한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8.33%다.

투자자들은 이와 함께 미국 장기채에 커버드콜 전략(기초자산 매수와 해당 자산에 대한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챙기는 전략)을 구사하는 'TLTW'라는 ETF도 6688만 달러(약 88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ETF 역시 수익률은 -6.80%로 부진하다.

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내외 장기채 ETF를 저점 매수에 나선 것이다.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3일(현지시간) 4.19%대로 내려가자 이날 국내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ETF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장 급격한 금리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정책기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심각한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금리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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