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러, 흑해곡물협정 탈퇴 선언…세계 곡물 시장에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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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3-07-1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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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이스탄불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는 곡물 운반선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튀르키예 이스탄불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는 곡물 운반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이에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불확실해지면서 세계 곡물 시장에 그림자가 드리우게 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흑해곡물협정은 오늘로서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안타깝게도 흑해곡물협정 중 러시아와 관련된 부분들이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았다"며 "이에 그 효력은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 측에 대한 합의사항이 이행되면 다시 협정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지난주에 "우리는 흑해곡물협정 참여를 중단할 수 있다"면서도 "(합의사항이 이행되면) 우리는 즉각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흑해곡물협정은 작년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를 통해 맺은 협정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보장한 계약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의 곡물 및 비료 등의 수출을 보장한 계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협정을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왔다.

곡물, 비료 등은 서방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지불, 운송 및 보험 등과 관련된 제재가 결국 수출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러시아는 서방이 수출 관련 제재를 전체적으로 해제해야 흑해곡물협정에 복귀하겠다는 심산이다.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흑해를 통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 밀 선물 가격은 3% 이상 오르며 부셸당 6.80달러 선을 넘어섰다. 

한편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는 우크라이나가 크름대교를 테러했다고 러시아 측이 주장한 후 몇 시간 만에 전해진 소식이다. 앞서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크름대교 파손으로 2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1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자부심'이라 불리는 크름대교는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로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하는 중요 건축물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크름반도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흑해곡물협정 탈퇴를 선언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 탈퇴가 크름 반도 공격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전날에는 러시아가 프랑스 유제품 업체 다논과 덴마크 다국적 맥주업체 칼스버그의 러시아 현지 사업 지분을 장악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초 비우호적인 국가의 기업 자산을 압류할 수 있는 법을 도입했는데, 이를 통해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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