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도 재난 경보] 이상기후에 식량 인플레 우려…전 세계 곡소리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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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7-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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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 밀, 팜유 등 가격 출렁…지구촌 신음

  • 러, 흑해곡물협정 연장에 부정적…저소득국 '비명'

사진EPA 연합뉴스
[사진=EPA·연합뉴스]



엘니뇨가 몰고 온 가뭄, 폭우 등 이상기후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식량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흑해 곡물 협정마저 만료를 앞두면서 각종 식료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으로 신음하고 있는 취약국들의 가계 살림이 팍팍해지면 전 세계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올 수 있다.
 
쌀, 밀, 팜유 등 가격 출렁…지구촌 신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은 폭염·산불·가뭄·폭우 등 각종 이상기후로 인한 흉작으로 전 세계 식량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수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세계 곳곳에서 식량난 우려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설탕 원료인 조당의 국제 시세가 지난 4월 약 11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국제 식량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조당의 주요 생산국인 인도에서 홍수 피해가 이어지면서 올해 사탕수수 작황이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가격을 밀어 올렸다.
 
주요 쌀 수출국인 태국의 경우 강우량 부족으로 쌀 생산량이 현저히 떨어질 전망이다. 미 농무부는 지난 6월 태국의 2023~2024년 쌀 생산량 전망치를 1970만톤(t)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월 전망치보다 80만t(3.9%) 줄어든 것이다.

밀도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 밀 수출국인 호주는 강우량 감소로 밀 수확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호주 당국은 2023~2024년도 밀 수출량이 전년 대비 29% 줄어든 2100만t이 될 것으로 봤다. 수출 감소는 국제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세계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팜유 가격도 출렁일 수 있다. 2002년과 2009년에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 팜유 가격은 전년 대비 30~70% 올랐었다.

중국 역시 자연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470만 ha(헥타르)에 달하는 농지가 피해를 봤고, 이 가운데 21만4000ha가 수확을 못 했다. 중국 응급관리부는 이달 초 직접적인 경제 손실만 382억3000만 위안(약 6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독일 최대 농업 협회인 농업인협회(DBV)는 올해 곡물 생산량이 4090만t으로, 2018~2022년 평균 생산량인 4220만t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도 생산량(4360만t)보다 6%나 줄어든 수준이다. DBV 역시 가뭄을 포함한 이상기후가 곡물 수확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회는 유럽 전역의 가뭄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지난 2015년에는 약 48억 유로였으나, 2100년까지 286억 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기후가 농업 전반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면서 경제적 손실이 상당할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역시 가뭄으로 인해 대두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세다.
 
러, 흑해곡물협정 연장에 부정적…저소득국 '비명'
설상가상으로 러시아도 세계 식량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정을 기점으로 만료되는 흑해곡물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전날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산 식품과 비료에 대한 서방의 수출 제재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협정을 연장할 수 없다고 했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막힌다면, 곡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가장 취약한 고리는 저소득국이다. 강달러로 가뜩이나 외화 부족에 시달리는 이 나라들은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식량 불안에 직면한 24억명 가운데 거의 절반(11억명)이 아시아, 40%(8억6800만명)가 아프리카에 있었다. 엘니뇨가 영향을 미치는 지역과 겹쳐, 식량 불안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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