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종범 전 kt 위즈 코치가 JTBC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출연을 확정했다.
JTBC는 지난달 30일 이 전 코치를 오는 9월 방영되는 '최강야구'의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강야구'는 새로운 제작진과 신임 감독이 호흡을 맞추게 됐다. '최강야구'가 기존에 프로그램 제작을 맡은 장시원 PD가 이끄는 스튜디오 C1과 저작재산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스튜디오 C1은 '불꽃야구'를 론칭해 독립했고, JTBC와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더욱이 '최강야구'가 이 감독을 선택하며 프로야구 팬들의 비판에 휩싸였다. 2025시즌이 절반 조금 넘은 상황에서 현역 코치를 빼가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이유다.
이로 인해 야구팬들은 이 감독의 행보를 두고, 프로 무대보다 예능 프로그램을 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감독은 JTBC를 통해 "kt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제 결정이 팀의 공백을 비롯해 야구계의 이례적인 행보로 비난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서도 "'최강야구'를 살리는 것은 한국 야구의 붐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새로 출범하는 '최강야구'는 유소년 야구 등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은퇴 선수들의 새로운 도전을 이끌고, 야구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일인데, 예능이라고 해서 프로야구와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능이고, 은퇴 선수라고 해도 야구를 진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이 담긴 열정적인 야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입장문을 살펴보면 이 감독은 오히려 프로 무대보다 야구 예능프로그램이 주는 파급력을 생각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22년 '최강야구'가 시작된 이래 기존 야구팬을 넘어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입 소문을 타며 야구 인기가 상승한 바 있다.
다만 '최강야구'의 주 시청자는 여전히 야구팬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최강야구'는 기존 제작진과 출연진이 '불꽃야구'로 향해 완전히 새로운 시작점에서 출발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기에 야구팬들 사이에서 프로 무대를 무시하는 듯한 처사를 보인 이 감독이 이끄는 '최강야구'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최강야구' 측도 이러한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한국 야구계의 전설 이 감독이 프로구단을 떠나는 힘든 결정을 내리면서 합류해 준 것에 감사하다. 저작권 침해 사태로 촉박하게 섭외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구단과 프로야구 팬들에게 불편감을 드려 송구하다. 한국 야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야구 콘텐츠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최강야구'는 흥행을 위해 '불꽃야구'와 차별성을 마련하면서도, 이 감독의 행보로 상처 입은 야구팬들에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 전부터 여러 위기에 봉착한 '최강야구'가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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