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 '기회의 땅' 인도를 누빈다...韓·日·印 '자동차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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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입력 2023-07-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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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美 이어 476만여대 거래...일본 제쳐

  • 日 브랜드 49%...한구 21%로 맹추격

  • 현대차, 배터리팩 공장 등 투자 확대

14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를 등에 업고 인도 자동차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는 일본을 처음으로 제치고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한국), 마루티 스즈키(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
◆14억 인구, 세계 3위 자동차 시장 '급부상'

인도의 지난해 자동차 시장 규모는 476만여 대로, 중국(2680만대)과 미국(1370만대)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판매 시장으로 부상했다. 일본(420만대)을 제친 건 작년이 처음이다. 경영컨설팅 업체 아서 D.리틀은 현재 연간 400만대 수준인 인도의 승용차 판매량이 2030년까지 75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시장이 이처럼 급 성장한 것은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 덕분이다. 앞서 유엔은 이미 2011년, 인도가 올해 중반 14억2860만명으로 중국(14억2570만명)을 추월해 세계 1위 인구 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63년에는 17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경제 성장률도 그 어느 나라보다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1%로 내다봤다. 이는 세계 평균인 2.7%보다 높다.
◆한국·일본·인도 3파전 ··· 뒤쫓아 오는 중국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은 한국·일본·인도 현지 기업의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 기준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 49.2%를 차지하며 인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타타, 마힌드라 등 인도계 브랜드가 점유율 22.9%로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계는 21.3%다. 

브랜드 별로 살펴보면 일본 스즈키자동차의 인도 법인인 마루티 스즈키가 점유율 41.6%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현대차·기아는 SUV를 중심으로 판매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현지 기업인 타타, 마힌드라가 각각 3위, 4위에 올랐고 도요타, 혼다, 르노, 스코다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인도 시장은 아직까지 저가 소형차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익률이 높은 중대형 차량 위주인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의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이다. 실제 포드자동차는 2021년 인도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GM과 미쓰비시자동차 등도 인도 시장을 포기했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차들의 점유율도 1%가 되지 않는다. 즉 일본과 인도, 한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인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여전히 이륜차와 삼륜차가 주요 이동수단"이라며 "이는 앞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잠재 고객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장벽 높이고, 미국·EU는 불확실···한국 자동차 산업엔 '기회의 땅'

현대자동차그룹도 '기회의 땅' 인도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인도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지난 2016년 약 180만대를 판매했는데, 사드 이후 판매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약 34만대 수준으로 쪼그라졌다. 영업이익도 2016년 약 1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조5000억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판매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올 상반기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12만3259대로 전년 대비 13% 늘어났지만, 사드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4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현재로선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판매량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자국 보호주의와 통상 마찰이 심해지면서 이마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해외 시장에서의 생산 및 수출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내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각종 자국보호주의 규제까지 겹치면서 현대차로선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10년간 2000억 루피(약 3조2100억원)를 연 17만8000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공장과 전기차 충전소 구축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이달 초소형 SUV '엑스터(EXTER)'를 선보인다. 현지 전략형 차종인 엑스터는 선루프, 듀얼 카메라 대시캠 등 동급 차량 대비 최고의 첨단 사양을 갖추고 인도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공략한다. 현대차는 이번 엑스터 출시를 계기로 인도 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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