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늘의 뉴스 종합] 충북 호우 피해…'청천벽력' 사망소식에 유족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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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7-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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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본 "집중호우로 37명 사망…충북 침수사고로 사망자 늘어"

 
사진아주경제 DB
[사진=아주경제 DB]


 
[르포]청천벽력 같은 사망소식에 유족들 오열...논 잃은 농민들 분개
"그 차가운 물 속에 (어머니가) 계셨을 걸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요" (궁평 제2지하차도 실종자 가족 박모씨)
 
16일 오후 폭우로 차량 15대가 잠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사망자가 하나 둘씩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끝내 터져 나왔다.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 15대가 인근 미호강에서 유입된 물에 잠겼다.
 
청주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 앞에서 실종된 어머니를 기다리던 박씨는 "어머니가 왜 하필 그 버스를 탔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절규했다. 평소 502번 버스를 타던 어머니가 이날 따라 747번 급행버스를 탄 것도 아들의 가슴을 옭아맸다. 747번 버스는 침수된 도로가 통제되자 문제의 지하차도로 우회했다가 침수 사고에 휘말렸다.
 
경찰의 폐쇄회로(CC)TV 분석에 따르면 버스 1대, 트럭 2대, 승용차 12대가 지하차도에 갇혔다. 실종상태인 버스 탑승객들의 다른 가족도 밤새 발을 동동 구르며 현장 소식을 기다렸다. 실종자의 딸 최모씨(42)는 "현장 구조대원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전해들었다"면서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노력했을 엄마 생각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흐느꼈다.
 
 
중대본 "집중호우로 37명 사망…충북 침수사고로 사망자 늘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 집계가 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후 6시 기준 인명피해 규모가 사망 37명, 실종 9명 등 모두 46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경북 19명, 충북 13명, 충남 4명, 세종 1명 등 모두 37명이다. 실종자는 경북 8명, 부산 1명 등 9명이다.

차량 15대가 갇힌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지하차도 침수사고 수색이 이뤄지면서 사망자가 늘고 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9명이 사망했다. 구조작업이 진행 중으로, 배수율은 70%다.
 
사고 인근 미호강이 심각 수위까지 도달했으나, 교통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이 지하차도로 순식간에 쏟아졌다.

부상자는 경북, 충북 등지에서 35명이 나왔다. 호우 인명피해 외에 안전사고는 사망 4명, 실종 1명으로 집계됐다.

농작물 침수 피해 규모는 1만9769.7㏊로 급증했다. 축구장(0.714㏊) 약 2만8000개에 해당하는 크기다.
 
 
가양대교∼동작대교 구간 등 서울 시내 도로 통행 재개
한강 수위가 내려가면서 서울 시내 도로의 통행 제한이 풀리고 있다.

16일 오후 5시 기준 시내 27개 하천 가운데 16곳과 잠수교, 올림픽대로 여의 상·하류 IC 등 일부 구간 도로 8곳이 통제 상태다.

15 오후 5시30분부터 진입이 제한됐던 올림픽대로 본선 가양대교∼동작대교 구간은 약 24시간 만인 16일 오후 5시를 기해 통행이 재개됐다.
 
15일 오후 8시20분부터 통제됐던 경부고속도로 잠원고가차도 올림픽대로 공항방향 진입 램프 구간도 16일 오전 7시50분부터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엘니뇨로 국제 식량 가격 급등…설탕·쌀·밀 등 들썩 
엘니뇨 현상으로 가뭄, 폭우 등 이상기후가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의 가뭄으로 농작물 흉작 우려가 커지면서, 설탕, 카카오빈 등의 가격이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식량 인플레이션으로 개발도상국의 식량난 위기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이상기후를 몰고 오는 엘니뇨가 4년여 만에 지구촌을 덮쳤다. 엘니뇨의 영향이 항상 같진 않지만,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엘니뇨가 동남아시아, 인도, 호주, 서아프리카 등지에서 가뭄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가뭄은 흉작으로 이어져 세계적인 식량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다.

설탕의 원료인 조당(사탕수수당)의 국제 시세는 지난 4월에 약 1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019년 말 대비 80%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조당의 주요 생산국인 인도에서 사탕수수 흉작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카카오빈도 최대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의 흉작으로 인해 국제 시세가 지난 6월에 약 4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쌀 생산이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주요 쌀 수출국인 태국의 경우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강우 부족으로 생산량이 떨어질 전망이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6월 태국의 2023~2024년 쌀 생산량 전망치를 1970만톤(t)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월 전망치보다 80만t(3.9%) 줄었다.

쌀의 국제 가격 지표인 태국산 쌀의 방콕 수출 가격은 1t당 535달러로, 지난 2021년 3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밀 가격도 문제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 수출국인 호주는 엘니뇨에 따른 강우량 감소로 밀 수확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호주 당국은 2023~2024년도 밀 수출량이 전년 대비 29% 줄어든 2100만t이 될 것으로 봤다. 보리 등의 수출도 전년보다 30~40%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감소는 국제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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