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폴란드를 국빈 방문한 것을 계기로 30조원대 2차 방산수출 계약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는 윤 대통령은 경제사절단 89명이 동행한 이번 방문을 통해 폴란드를 방산수출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포부다. 이번 폴란드 방문을 통해 공급망 협력 촉진,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 폴란드를 '국빈급' 방문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한 것은 2009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4년 만이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유럽 내 첫 양자 방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방산 협력 확대 의지를 분명히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13일 공개된 폴란드 종합일간지 제츠포스폴리타 기고문에서 “양국 방산 협력이 기술 이전, 공동 연구, 공동 개발 등 영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대한민국이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 수출계약은 그 규모가 전례 없다”며 “향후 폴란드 국방력 강화는 물론 양국 간 국방 협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지난해 7월 폴란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 경공격기 48대,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48문 등을 한국에서 수입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같은 해 8월 K2 전차 180대 약 4조5000억원, K9 자주포 212문 약 3조2000억원, FA-50 48대 약 4조2000억원 등 1차 수출 이행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 약 5조원까지 더하면 약 17조원에 달한다.
한국은 순조롭게 무기 납품을 진행 중이다. KAI는 최근 FA-50 납품을 시작했다. FA-50 1호기와 2호기는 지난 9일 폴란드 현지에 도착했다. 1·2호기는 민스크 공군기지에서 최종 점검을 거친 뒤 폴란드 공군 측 수락 비행을 통해 다음 달 초 폴란드 공군에 인도된다. KAI는 이번 납품을 시작으로 폴란드 계약 대수 48대 중 12대를 올해까지 납품한다. 잔여 물량 36대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납품할 예정이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2차 방산 수출계약을 놓고 무기체계별 현지 생산·기술적 협의와 함께 폴란드 측 구매대금과 관련한 금융 지원 방식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로템 K2 전차 820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360문 등 2차 계약 물량 가격은 약 30조원에 이른다. 폴란드는 2차 계약 조건으로 20조원 이상 추가 금융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금융 지원 여부에 따라 수출계약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윤 대통령 국빈 방문을 통한 경제 분야 성과도 뚜렷하다. 한국과 폴란드는 이날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급망 협력 촉진,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 개발, 무역장벽 제거를 통한 교역 촉진, 기업인·기술자·전문가 등 교류 협력 촉진 등이 주요 내용이다. 폴란드는 중부 유럽 국가 중 한국의 1위 교역국이다. 삼성전자,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 350여 개가 진출해 있다.
한·폴란드는 교통인프라 개발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폴란드와 중·동부 유럽 지역 교통 인프라 개발 협력 증진, 양국 간 교통 분야 협력 강화, 고위급 교류 활성화 등에 나서기로 했다.
한·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에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재건·개발 프로젝트 협력, 국토·도시·인프라 계획 협력, 양국 공공‧민간기업 간 교류·협력 증진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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