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로 만드는 산업안전, 폐기물 소각장 '에코비트 에너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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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3-07-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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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코비트 에너지, LG유플러스 ICT 산업안전 솔루션 도입

  • 폐기물 수거, 운반, 소각 등 작업 현장에서 AI가 안전 지원

  • LG유플러스, 건설 등 중장비·고소작업 현장으로 사업 확대

에코비트 에너지 경주 [사진=이상우 기자]
에코비트 에너지 경주 [사진=이상우 기자]
#화물을 실은 지게차가 전진하면서 전방에 서 있는 작업자에게 '비켜주세요'라고 안내한다. 화물에 시야가 가린 운전자는 경고를 확인하고 지게차를 멈춘다.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던 작업자도 안내를 듣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건물 10층 높이서 일하는 근로자가 안전모를 제대로 쓰지 않자, 근로자 자신은 물론 관리자에게도 경고음이 울린다. 근로자는 다시 한번 안전장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관리자와 교신한 뒤 작업 현장에 투입된다. 

지난달 29일 폐기물 처리 기업 에코비트 경주 사업장을 방문해 보니, 현장 사고 빈도를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 카메라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적극 활용되고 있었다. 작업자 안전장구 체결 여부를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파악해 작업자와 관리자에게 알려주고, AI 카메라가 위험한 장소에 있는 작업자를 파악해 경고도 했다.

폐기물 처리 기업 특성상 사업장에서는 지게차를 이용한 작업이 많이 이뤄진다. 소각로 설비도 약 10층 규모로 높아, 작업자의 작업 위험도도 높은 편이다. 이렇다 보니 에코비트는 LG유플러스와 협력해 AI 기반 산업안전 솔루션을 경주 사업장에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시스템 도입 약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사고 발생 빈도 감소 등 구체적인 수치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현장 작업자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지키게 됐다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작업자 안전 지켜주는 AI 카메라

AI 카메라를 장착한 지게차는 작동 중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운전자와 주변에 소리로 알려준다. 지게차는 작업 특성상 후진이 많고, 화물이 운전자 시야를 가릴 수 있어 끼임 등 안전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운전자를 안내하는 '신호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AI 카메라는 신호수 역할을 한다. 지게차 전후방에 설치된 카메라는 주변에 있는 사람을 자동으로 파악한다. 작업 중인 지게차에 사람이 다가가면 운전자에게는 경고음과 함께 운전석에 있는 모니터에 사람을 강조해 표시한다. 후방 카메라 등의 장비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AI를 통해 한 번 더 알려주면서 운전자의 실수를 줄인다. 특히 사물은 감지하지 않고, 사람만 감지해 잦은 경고음으로 인한 운전자 피로도도 낮췄다. 또 사람이 감지되면 지게차 외부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주변 작업자들에게도 알린다. 지게차가 전진하는 동안 전방에 사람이 있으면 '전진합니다, 비켜주세요'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에코비트 에너지 관제센터에서 졸음운전 등 운전자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에코비트 에너지 관제센터에서 졸음운전 등 운전자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안전모 착용 안 하면 경고음

높은 소각로 등 고소 작업자가 착용하는 스마트 안전장구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월부터 현대엘리베이터와 공동 개발한 솔루션이다. 안전모·안전조끼·안전고리 등 장비에 IoT 센서를 부착하고, 작업자가 턱끈을 올바르게 조였는지, 안전난간에 고리를 걸었는지 판단해 작업자에게 알려준다. 작업자가 이를 장기간 체결하지 않으면 현장 안전 관리자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려 관리·감독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작업자에게 지급되는 보디캠은 작업자의 실시간 위치와 현장 영상을 관리자에게 전송한다. 관리자는 원격에서 작업을 지원하거나 안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SOS 버튼이 장착돼 있어 긴급한 상황에서 이를 빠르게 알릴 수 있다.
 
AI 카메라를 장착한 지게차가 주변 작업자에게 경고 안내음을 내보내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AI 카메라를 장착한 지게차가 주변 작업자에게 경고 안내음을 내보내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운전자 하품하면 AI 카메라가 경고

장거리 운행이 많은 대형 화물차 기사를 위한 안전 장치도 눈에 띄었다. LG유플러스는 장거리 운전자 안전을 위해 AI 기반 운전자 행동 인식 솔루션을 개발했다. 차량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가 운전자를 살펴보고, 하품을 연속으로 하면 '휴식하세요'라는 목소리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한다.

서울 강남에 있는 대형 병원에서 경주시까지 의료 폐기물을 운반하는 한 운송 작업자는 "알람을 듣고서야 '내가 지금 피곤하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했다. 관리자와 작업자가 합의할 경우 차량 내 카메라 정보는 관리자에게도 전송한다. 이러한 정보로 운행 계획을 조정하는 등 안전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운전자의 요청에 따라 AI 대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장거리 운전 시 피곤함과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가 개발한 스마트 안전장구 [사진=이상우 기자]
LG유플러스가 개발한 스마트 안전장구 [사진=이상우 기자]
명노성 LG유플러스 산업안전사업스쿼드 PO(Product Owner, 팀장)는 "3년 전 해당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사업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직접 솔루션 도입 문의를 위해 찾아오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향후 사업장별 필요한 솔루션을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중장비 설비 작업장과 건설현장 등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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